[실천가들][유기축산_산양] 전남 광양_이레목장

이 스토리는 <매거진 더 이음_겨울호>에 실린 기사 중 일부입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친환경축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는 <친환경축산협회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소비자들이 밀어올린 ‘유기농 산양유’의 가치

전남 광양, '이레목장'


국내 백화점 중 매출 1위를 기록하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이 곳의 유제품코너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국내산 유기농 산양유와 산양유 요거트는 전남 광양에서 왔다. 전국에서 유기농 산양유를 생산하는 농장은 단 두 곳. 그 중 한 곳인 전남 광양의 ‘이레목장’은 유기농 산양유와 유기농 산양유를 주재료로 한 과일 요거트 등을 직접 가공·판매한다. 유기축산물 인증에, 직접 산양유 제품을 가공할 수 있게 농장 내부에 산양유 가공장을 만들고 HACCP 인증까지 받았다. 농장운영을 맡아 산양들을 보살피는 권영근 대표와 산양유 가공과 유통을 맡아 운영하는 권형석 팀장은 삼촌과 조카 사이로, 제대로 된 유기농 산양유 생산을 위해 의기투합해 이레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에서부터 시작해 마켓컬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올가홀푸드 등 내로라하는 친환경 식품 판매의 대표주자들로 꼽히는 곳들에 입점을 이뤄낸 친환경축산의 숨은 강자, 이레목장을 직접 찾았다. 


백운산 청정지역에서 자유롭게 생활… 방목장 더 늘려나갈 계획 


전라남도 광양시, 그 중에서도 고로쇠가 유명한 백운산 능선에 위치한 ‘이레목장’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울창한 나무들이 가득한 울퉁불퉁, 꼬불꼬불 한 산길을 차로 10여분 올라야 한다. 그나마 산길이 포장된 것도 지난해라고 한다. 유기축산물 인증과 HACCP 인증을 위해 심사원들이 방문할 때도 힘겨움을 토로할 정도다. 

험한 산길을 올라 도착한 이레목장 초입에서는 강아지 여섯 마리와 엄마개 똘이, 까만 개 탄이가 손님을 반긴다. 그리고 바로 산기슭에 마련된 방목운동장을 유유자적하게 걸어다니는 어미산양들 100여 마리를 만날 수 있다. 아기산양들도 곳곳에 보인다. 



이레목장의 산양들은 착유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이 곳, 방목운동장에서 생활한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거나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곤 늘 방목운동장에서 생활하는 이레목장의 산양들의 특성 때문인지 비타민D 합성이 충분이 이뤄져 이레 목장의 산양유를 먹는 사람들은 숙면에 도움이 됐다고 종종 후기를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레목장은 지금 방목공간에 만족하지 않고 올 겨울 건유기 동안 5만 5천평의 농장 부지 중 약 3만평 정도를 방목운동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방목운동장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산양들이 생활하도록 하겠다는 것. 


 

“산기슭에서 산양들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산지 의 특성 상 산양들이 돌부리 등에 상처가 나는 경우가 잦아 안전한 방목운동장 확보를 위해 차근차근 늘려가고 있다.” 

권영근 이레목장 대표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는 만큼 제대로 된 친환경축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에 방목운동장을 넓혀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산양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산양들이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아야만 좋은 유기농 산양유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레목장은 먹이로 쓰는 유기농 건초를 축사 내부에도 깔짚으로 사용한다. 깔짚으로 깔아놨다고 해도 산양들이 건초를 먹을 수도 있고, 푹신한 바닥에서 더 안락하게 생활 할 수 있다고 여겨서다. 사소한 것까지 산양들을 위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과 먹이가 가장 중요… 산야초와 유기농사료로 균형있게 


이레목장에서 특히 신경쓰는 것이 산양이 마시는 물과 먹이다. 

광양 백운산은 보통 각 지자체별로 실시하는 헬기를 통한 농약살포도 실시하지 않는 깊은 산골인데다, 백운산 청정지역의 암반수는 그 수질이 유명하다. 백운산의 명물로 꼽히는 고로쇠물이 생산되는 것도 이러한 청정 환경 때문. 거기에 더해 1년에 한 번씩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먹이 또한 유기농 사료를 비롯한 산야초만을 급여한다. 자연방목을 하기 때문에 방목운동장의 풀을 직접 뜯어먹기도 하지만, 계절이 허락하는 한 백운산에 위치한 이레목장에서 자생하는 약 16가지 종류의 산야초를 직접 베어다 반건조시켜 산양들에게 먹인다. 산지의 풀을 직접 뜯어먹게 할 경우 산지에 서 가시나 바위 등에 산양들이 다치거나 진드기 등 의 해충에 노출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유기농 낙농사료와 40~50여가지의 독일에서 수입한 알프스 알고이 산맥의 어린 건 초펠렛사료와 호주,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알팔파, 라이, 연맥 등의 다양한 유기농 풀사료 등을 섞어먹인다. 이렇게 다양한 유기농 사료와 산야초를 골고 루 먹여야만 유기농 산양유의 진한 맛과 향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산양유가 가지고 있는 산양취에 민감한 사 람들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냄새를 잡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실제 이러한 노력들이 제품 에 드러나기 때문에 소비자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는 게 아닐까싶다” 

권 대표는 산양유의 맛과 품질에 영향을 주는 것 을 먹이와 환경으로 꼽는다. 무엇을 먹고 어떤 환경 에서 사는지가 사람에게 중요한 것처럼 산양 또한 그렇고, 산양유의 품질도 우리의 건강도 먹거리와 환경에 있다면, 더 나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이레목장의 노력은 소비자들의 구매와 수많은 리뷰로 이어졌고, 2019년 ‘친환경축산 대상’ 기 타축종 부문 장관상과 ‘친환경 유기농 무역박람회’ 대한민국 유기농 스타 상품 경진대회의 국무총리상까지 수상할 수 있었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급성장… 소비자리뷰가 만들다


‘유기농 산양유’를 검색하면 바로 볼 수 있는 이 레목장의 산양유는 이레목장의 자체 네이버스토어를 통해 2018년부터 직접 판매되기 시작했다. 직접 SNS를 비롯한 온라인 공간에 홍보를 지속했고, 실제 약 2년만에 네이버 지식쇼핑 산양유 검색판매 1 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발판삼아 온라인에서는 친환경 전문 식품 판매로 유명한 마켓컬리에, 오프라인에서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풀무원 올가홀푸드 등 다수의 매장에 입점을 이뤄낼 수 있었다. 기업이 아닌 개인농장이 이뤄낸 것치고는 매우 빠르고 큰 성과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유기농 산양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직접 뛴 농장의 노력과 소비자들의 팬덤이 한몫했다. 



이레목장의 유기농 산양유제품의 인기는 건유기 동안 잠시 쉬고 있는 자체 네이버스토어의 약 2,000여개가 넘는 리뷰와 4.9/5점의 사용자 평점으로 증명된다. 이러한 소비자 리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 고 마켓컬리에 입점한 이후에도 이어졌다. 마켓컬 리에서 판매되는 이레목장의 산양유의 고객후기는 1,600개에 달하고, 산양유 요거트 제품의 고객후기 도 2,000개에 가깝다. 누적 고객후기가 온라인 상에 서만 5,000개가 훌쩍 넘어가는 것. 

“이레목장의 유기농 산양유가 지금처럼 인기리에 판매되는데 가장 영향을 많이 준 마켓컬리의 입점이 네이버스토어의 넘쳐나는 고객후기와 높은 평점으로 가능했던 것으로 볼 때, 이레목장의 유기농 산양 유의 빠른 성장은 소비자들이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 없죠.” 

권형석 이레목장 팀장은 “산양유가 국내에서 유독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점과 산양유나 분유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국내 제품이 아닌 보통 뉴질랜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설명한다. 국내에서 제대로 생산해낸 유기농 산양유를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실제 이레목장의 이 같은 노력으로 광양 백운산 청정지역에서 유기농 사료만을 먹이면서 자유롭게 키운 산양들이 유기농 산양유를 생산해내는 점이 알려지면서 인기가 꾸준히 상승해, 국내백화점 중 매출 1위를 기록한다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친환 경 프리미엄 식품 전문 온라인마켓인 마켓컬리에는 이레목장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산양유와 요거트, 과일잼을 넣은 요거트 등 전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온라인 판매량이 급증하면 서 연일 완판을 기록하고 있고, 생산물량이 모자라 납품량을 조정해야 할 정도다. 

유기농 산양유와 산양유 요거트를 직접 생산, 가공해 제품화한 ‘이레목장’을 사랑하는 소비자층이 두꺼워지는만큼 국내산 유기농 산양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가운데, 앞으로 이레목장이 어떻게 더 성장해갈지 그 앞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