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이 가져온 축산업의 대량화와 산업화로 인해, 우리는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 뒤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는 법이죠. 특히 공장식 축산의 대량 및 밀집 사육 등으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으로 가축들의 열악한 사육환경이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궁극적인 가축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달에는 이에 대해 조금 더 깊게 고민해볼 수 있는 동물복지와 관련된 도서들을 몇 권 꼽아 소개해드립니다.
<동물기계, 새로운 공장식 축산>_루스 해리슨 지음
빛이 한 점 없는 사육틀에서 움직일 공간도 없이 자라는 송아지, 비좁은 배터리 케이지에서 죽을 때까지 알을 낳는 닭 등 스스로의 생리에 맞게 살지 못하고 ‘사료를 고기로 바꾸는 기계’가 된 가축들에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1964년 영국의 동물복지 활동가 루스 해리슨이 지은 이 책은 출간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던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품은 저자는 축산업자, 과학자, 농부, 정부 관계자 등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이 책을 썼습니다.
‘동물의 삶이 행복하지 않으면 인간의 삶도 행복하지 않다’는 그의 주장은 단순히 가축들의 열악하고 불행한 삶뿐만 아니라, 축산물을 직접 섭취하게 되는 사람의 건강에도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 생산물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논리적인 이야기, 인터뷰, 과학적인 근거까지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동물복지 분야의 고전’이라고 불리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이 책 덕에 ‘동물의 5대 자유’에 대한 개념이 성립되었다고도 하는데요. 책이 쓰여진 60년 전과 오늘날을 비교하면 개선된 점이 정말 많지만, 아직 미약한 점도 많아 보입니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_이동호 지음
2014년 저자 이동호는 젊은 나이에 귀촌을 하며, 축산 동물들이 자라는 열악한 현실에 대해 목격하고 채식을 결심합니다. 그러다 ‘자연양돈’이라는 방식으로 동물을 존중하며 사육하는 곳들을 알게 되었고 이후 그는 ‘이런 방식으로 기른다면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결론이 내려지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잡아먹기 위해 기른다면, 살아있는 동안 동물이 행복했다는 것은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동물들도 더 오래 살고 싶은 본능이 있지 않겠는가?’ 등 의문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나지 않습니다. 이후 저자는 축산인과 유기농 농부들로 구성된 ‘대안축산연구회’를 조직하게 되고, 동물을 직접 길러보기로 결심합니다.
이 책은 1년이 조금 안되는 기간 동안 저자가 돼지 3마리를 기르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책 후반부에서 열심히 기른 돼지를 도축할 때, 이러한 결정은 저자에게 미안함, 괴로움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다른 생명으로부터 무언가를 얻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_박상표 지음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는 제목과 같이, 이 책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점은 단순히 동물을 사랑해서, 동물만을 위해서가 아닌 인간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과도 관련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의 삶과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자리잡은 공장식 축산. 단순히 유기축산, 무항생제축산, 로컬푸드 등만으로는 더이상 온전한 해결법은 될 수 없다는데요. 이를 넘어서 소비자의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는 생산자와 가슴 따뜻한 소비자들이 만나 힘을 모아야만 가축과 인간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나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 크게 와닿습니다. 또 많은 이들이 이에 동참한다면 헛된 이상에서 조금씩 더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죠.
공장식 축산으로 길러진 가축들이 얼마나 열악하고 불행한 방식으로 길러지는지, 이렇게 생산되는 축산물이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이 책.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은 물론 건강한 음식, 행복한 삶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_박종무 지음
이 책은 우리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물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축과 공장식 축산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인간 중심주의 생명관에 대한 한계를 지적합니다. 수의사 아버지가 고등학생 딸에게 들려주는 문체를 통해 철학적이고 진지하지만 쉽게 읽을 수 있어, 청소년들을 위한 동물 및 환경 관련 도서로도 추천되곤 합니다.
가축 살처분과 전염병, 공장식 축산의 등장 배경, 인간 중심주의에 영향을 끼친 철학과 종교적 배경 등 포괄적이지만 알고보면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내용인데요.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면 공장식 축산, 농업과 경제, 생명관, 그리고 인간으로 이어지는 아빠와 딸의 대화를 통해, 생명이란 모두가 서로 연결된 고리 안에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을 것입니다. 결국 시대의 위기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약육강식의 인간 중심주의가 아닌 공생명이라는 생명의 법칙 속에 그 열쇠가 있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이토록 불편한 고기>_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귀여운 일러스트로 가득해 마음 편한 내용만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이토록 불편한’의 두 번째 시리즈인 이 책은 고기를 먹는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고기는 어떻게 생산되고 가축은 어떻게 길러지는지, 도축과 운송, 가공, 채식과 육식 이야기,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양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이러한 내용을 한 눈에 알기 쉬운 데이터와 그림으로 표현해, 글만 가득한 책을 잘 읽지 않는 분들께도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도서입니다. 책 중간에 나오는 동물복지 인증과 유기농 인증 등 다양한 인증마크에 대한 설명은 반갑기도 한데요.
이 책은 알고나면 더욱 복잡해질 고기 섭취의 딜레마에 대해 소비자와 정부 등 이해관계가 얽힌 대상들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소비자로서 여러분이 해야할 것은 간단합니다. 저렴한 고기를 경계하고 모든 부위를 활용해 고기의 낭비를 줄입니다. 또 어디서 온 고기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기술 발전이 가져온 축산업의 대량화와 산업화로 인해, 우리는 누구나 합리적인 가격으로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 뒤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는 법이죠. 특히 공장식 축산의 대량 및 밀집 사육 등으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으로 가축들의 열악한 사육환경이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궁극적인 가축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달에는 이에 대해 조금 더 깊게 고민해볼 수 있는 동물복지와 관련된 도서들을 몇 권 꼽아 소개해드립니다.
<동물기계, 새로운 공장식 축산>_루스 해리슨 지음
빛이 한 점 없는 사육틀에서 움직일 공간도 없이 자라는 송아지, 비좁은 배터리 케이지에서 죽을 때까지 알을 낳는 닭 등 스스로의 생리에 맞게 살지 못하고 ‘사료를 고기로 바꾸는 기계’가 된 가축들에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1964년 영국의 동물복지 활동가 루스 해리슨이 지은 이 책은 출간 당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던 공장식 축산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품은 저자는 축산업자, 과학자, 농부, 정부 관계자 등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이 책을 썼습니다.
‘동물의 삶이 행복하지 않으면 인간의 삶도 행복하지 않다’는 그의 주장은 단순히 가축들의 열악하고 불행한 삶뿐만 아니라, 축산물을 직접 섭취하게 되는 사람의 건강에도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 생산물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논리적인 이야기, 인터뷰, 과학적인 근거까지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동물복지 분야의 고전’이라고 불리며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이 책 덕에 ‘동물의 5대 자유’에 대한 개념이 성립되었다고도 하는데요. 책이 쓰여진 60년 전과 오늘날을 비교하면 개선된 점이 정말 많지만, 아직 미약한 점도 많아 보입니다.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_이동호 지음
2014년 저자 이동호는 젊은 나이에 귀촌을 하며, 축산 동물들이 자라는 열악한 현실에 대해 목격하고 채식을 결심합니다. 그러다 ‘자연양돈’이라는 방식으로 동물을 존중하며 사육하는 곳들을 알게 되었고 이후 그는 ‘이런 방식으로 기른다면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결론이 내려지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잡아먹기 위해 기른다면, 살아있는 동안 동물이 행복했다는 것은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동물들도 더 오래 살고 싶은 본능이 있지 않겠는가?’ 등 의문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나지 않습니다. 이후 저자는 축산인과 유기농 농부들로 구성된 ‘대안축산연구회’를 조직하게 되고, 동물을 직접 길러보기로 결심합니다.
이 책은 1년이 조금 안되는 기간 동안 저자가 돼지 3마리를 기르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책 후반부에서 열심히 기른 돼지를 도축할 때, 이러한 결정은 저자에게 미안함, 괴로움 등의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다른 생명으로부터 무언가를 얻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_박상표 지음
‘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는 제목과 같이, 이 책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점은 단순히 동물을 사랑해서, 동물만을 위해서가 아닌 인간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과도 관련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의 삶과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자리잡은 공장식 축산. 단순히 유기축산, 무항생제축산, 로컬푸드 등만으로는 더이상 온전한 해결법은 될 수 없다는데요. 이를 넘어서 소비자의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는 생산자와 가슴 따뜻한 소비자들이 만나 힘을 모아야만 가축과 인간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나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 크게 와닿습니다. 또 많은 이들이 이에 동참한다면 헛된 이상에서 조금씩 더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죠.
공장식 축산으로 길러진 가축들이 얼마나 열악하고 불행한 방식으로 길러지는지, 이렇게 생산되는 축산물이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이 책.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은 물론 건강한 음식, 행복한 삶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우리는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_박종무 지음
이 책은 우리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동물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축과 공장식 축산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인간 중심주의 생명관에 대한 한계를 지적합니다. 수의사 아버지가 고등학생 딸에게 들려주는 문체를 통해 철학적이고 진지하지만 쉽게 읽을 수 있어, 청소년들을 위한 동물 및 환경 관련 도서로도 추천되곤 합니다.
가축 살처분과 전염병, 공장식 축산의 등장 배경, 인간 중심주의에 영향을 끼친 철학과 종교적 배경 등 포괄적이지만 알고보면 모두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내용인데요.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면 공장식 축산, 농업과 경제, 생명관, 그리고 인간으로 이어지는 아빠와 딸의 대화를 통해, 생명이란 모두가 서로 연결된 고리 안에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을 것입니다. 결국 시대의 위기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약육강식의 인간 중심주의가 아닌 공생명이라는 생명의 법칙 속에 그 열쇠가 있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이토록 불편한 고기>_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귀여운 일러스트로 가득해 마음 편한 내용만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이토록 불편한’의 두 번째 시리즈인 이 책은 고기를 먹는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고기는 어떻게 생산되고 가축은 어떻게 길러지는지, 도축과 운송, 가공, 채식과 육식 이야기,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양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이러한 내용을 한 눈에 알기 쉬운 데이터와 그림으로 표현해, 글만 가득한 책을 잘 읽지 않는 분들께도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도서입니다. 책 중간에 나오는 동물복지 인증과 유기농 인증 등 다양한 인증마크에 대한 설명은 반갑기도 한데요.
이 책은 알고나면 더욱 복잡해질 고기 섭취의 딜레마에 대해 소비자와 정부 등 이해관계가 얽힌 대상들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소비자로서 여러분이 해야할 것은 간단합니다. 저렴한 고기를 경계하고 모든 부위를 활용해 고기의 낭비를 줄입니다. 또 어디서 온 고기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