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정안전부는 정부 기관 간 혹은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업을 통해 사회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범정부 협업 과제’ 5건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5건 중 ‘가축분뇨를 이용한 바이오차 생산’ 과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환경부, 농촌진흥청, 축산환경관리원, 농협중앙회,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다양한 부처들과 협업해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바이오차는 2019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도 향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50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 중 농축산업 분야의 핵심기술로 선정되기도 했죠. 바이오차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주목받고 있을까요?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다.
바이오차, 세상에 알려지다
바이오차(Biochar)는 곡물의 줄기, 동물의 배설물, 음식물 찌꺼기 등과 같은 유기물질을 350도 이상의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열분해하여 만듭니다. 쉽게 말해 산소가 없는 진공상태에서 커피를 로스팅하듯 유기물을 구워내는 겁니다. 보통은 나무조각 등을 구워내는게 보통이죠. 버려진 폐자원을 열분해하여 고탄소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겉보기에는 숯과 비슷하지만 물리적인 성질은 꽤 다릅니다.
바이오차의 잠재력은 최근에서야 주목받고 있지만, 세상에 처음 알려진 시기는 약 140여 년 전입니다. 미국의 탐험가 허버트 스미스(Herbert Smith)는 아마존을 탐험하던 중 우연히 어떤 지역의 사탕수수가 기형적으로 큰 것을 발견했습니다. 확인해보니 해당 지역의 흙이 유별나게 검었죠. 스미스는 사탕수수의 성장 비결이 그 지역의 검은 흙에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이 흙을 전문가들에게 분석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이 검은 흙, 즉 바이오차의 여러 가지 효능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바이오차는 우선 토양에 주입하면 미생물의 성장을 돕고, 질소와 인 같은 영양분의 손실이 적어집니다. 토양의 산성화도 방지할 수 있죠. 토양에 바이오차를 섞어 작물을 키우면 곡물 생산성이 기존의 두 배를 넘는다는 사실도 알려져, 초기에는 농업에서 많이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차의 벌집모양 미세공극구조 ⓒchar-grow
탄소도 저감하고 가축분뇨도 처리하고…
생산성 관련 효과뿐이 아닙니다. 바이오차는 다공성 물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포집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탄소를 잘 포집해 ‘탄소 감옥’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분석기술의 발달로 일반 토양과 바이오차 사이의 탄소 함량에도 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탄소를 머금을 수 있는 바이오차의 함량은 약 20%로, 1% 수준인 일반 토양에 비해 뛰어난 탄소흡착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는데요. 실제 최근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연구진은 바이오매스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착할 수 있는 고효율 소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죠. 연구진은 가축분뇨 부산물에서 발생한 바이오차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흡착력을 확인했는데, 그 결과 99%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바이오차가 축산분야에서 가장 크게 각광받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축분뇨와 축산악취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 국립축산과학원이 개최한 ‘축산냄새저감 국제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축산냄새를 줄이는데 바이오차가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차가 냄새물질을 흡착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기존 가축분뇨를 퇴비나 액비로 이용하는 자원화 정책은 토양의 양분 과잉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를 갖고 있어 변화가 필요했는데요. 가축분뇨 퇴·액비 대신 바이오차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토양과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에너지로도 활용할 수 있어 농축산업을 넘어 타 산업과의 결합도 가능하죠.
농식품부, 바이오차 제조로 환경친화축산업 육성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가축분뇨량은 2017년 약 4,846만톤에서 2020년 5,194만톤까지 증가했습니다.
축산악취 민원 또한 2014년 2,838건에서 2020년 14,345건까지 증가했죠. 축산업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가축분뇨와 악취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민원도 덩달아 크게 증가했습니다.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는 만큼 환경친화적 축산업의 전환은 불가피한 상황이죠.
문제를 인식한 농림축산식품부는 2030년까지 가축분 450만톤을 바이오차, 고체연료 등으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관계부처가 협력하는 사업단까지 출범했죠.
축산분뇨 중 고체분, 즉 분변은 그간 퇴비로만 활용됐는데요.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이런 고체분의 처리를 2030년까지 바이오차 등 비농업계 처리로 8%까지 확대한다고 합니다. 실제 올해부터 공동자원화시설 및 마을형 공동퇴비장 등에 고체연료와 바이오차 제조를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탄소감축량 및 경제성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참고로 농업기술진흥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가축분뇨 바이오차 1톤을 생산하면 약 2톤 정도의 CO2eq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이오차,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열쇠
바이오차의 놀라운 효능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바이오차는 탄소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아산화질소와 메탄의 배출량도 함께 줄일 수 있습니다. 분갈이용이나 축사 깔짚 등 농축산 분야의 활용은 물론 도료, 발전연료나 건축자재 등 비농업계에서의 활용도 가능합니다. 특히 가축분뇨를 원료로 한 바이오차의 경우는 유기물 함량이 있어 완효성 비료로도 활용할 수 있고, 심지어 나무로 만든 목질계 바이오차에 비해 원가도 상대적으로 더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더 많은 연구와 상용화를 거쳐야 하겠지만, 친환경적으로 기후위기와 축산업의 고질적인 환경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차야 말로 지속가능한 축산업과 미래를 위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정부 기관 간 혹은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업을 통해 사회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범정부 협업 과제’ 5건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5건 중 ‘가축분뇨를 이용한 바이오차 생산’ 과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환경부, 농촌진흥청, 축산환경관리원, 농협중앙회,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 다양한 부처들과 협업해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바이오차는 2019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도 향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50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 중 농축산업 분야의 핵심기술로 선정되기도 했죠. 바이오차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주목받고 있을까요?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다.
바이오차, 세상에 알려지다
바이오차(Biochar)는 곡물의 줄기, 동물의 배설물, 음식물 찌꺼기 등과 같은 유기물질을 350도 이상의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열분해하여 만듭니다. 쉽게 말해 산소가 없는 진공상태에서 커피를 로스팅하듯 유기물을 구워내는 겁니다. 보통은 나무조각 등을 구워내는게 보통이죠. 버려진 폐자원을 열분해하여 고탄소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겉보기에는 숯과 비슷하지만 물리적인 성질은 꽤 다릅니다.
바이오차의 잠재력은 최근에서야 주목받고 있지만, 세상에 처음 알려진 시기는 약 140여 년 전입니다. 미국의 탐험가 허버트 스미스(Herbert Smith)는 아마존을 탐험하던 중 우연히 어떤 지역의 사탕수수가 기형적으로 큰 것을 발견했습니다. 확인해보니 해당 지역의 흙이 유별나게 검었죠. 스미스는 사탕수수의 성장 비결이 그 지역의 검은 흙에 있다는 점을 깨닫고, 이 흙을 전문가들에게 분석 의뢰했습니다. 그 결과 이 검은 흙, 즉 바이오차의 여러 가지 효능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바이오차는 우선 토양에 주입하면 미생물의 성장을 돕고, 질소와 인 같은 영양분의 손실이 적어집니다. 토양의 산성화도 방지할 수 있죠. 토양에 바이오차를 섞어 작물을 키우면 곡물 생산성이 기존의 두 배를 넘는다는 사실도 알려져, 초기에는 농업에서 많이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차의 벌집모양 미세공극구조 ⓒchar-grow
탄소도 저감하고 가축분뇨도 처리하고…
생산성 관련 효과뿐이 아닙니다. 바이오차는 다공성 물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포집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탄소를 잘 포집해 ‘탄소 감옥’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분석기술의 발달로 일반 토양과 바이오차 사이의 탄소 함량에도 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탄소를 머금을 수 있는 바이오차의 함량은 약 20%로, 1% 수준인 일반 토양에 비해 뛰어난 탄소흡착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졌는데요. 실제 최근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연구진은 바이오매스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착할 수 있는 고효율 소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죠. 연구진은 가축분뇨 부산물에서 발생한 바이오차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흡착력을 확인했는데, 그 결과 99%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포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바이오차가 축산분야에서 가장 크게 각광받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축분뇨와 축산악취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 국립축산과학원이 개최한 ‘축산냄새저감 국제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축산냄새를 줄이는데 바이오차가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차가 냄새물질을 흡착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기존 가축분뇨를 퇴비나 액비로 이용하는 자원화 정책은 토양의 양분 과잉을 유발하는 등의 문제를 갖고 있어 변화가 필요했는데요. 가축분뇨 퇴·액비 대신 바이오차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토양과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에너지로도 활용할 수 있어 농축산업을 넘어 타 산업과의 결합도 가능하죠.
농식품부, 바이오차 제조로 환경친화축산업 육성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가축분뇨량은 2017년 약 4,846만톤에서 2020년 5,194만톤까지 증가했습니다.
축산악취 민원 또한 2014년 2,838건에서 2020년 14,345건까지 증가했죠. 축산업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가축분뇨와 악취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민원도 덩달아 크게 증가했습니다.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는 만큼 환경친화적 축산업의 전환은 불가피한 상황이죠.
문제를 인식한 농림축산식품부는 2030년까지 가축분 450만톤을 바이오차, 고체연료 등으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관계부처가 협력하는 사업단까지 출범했죠.
축산분뇨 중 고체분, 즉 분변은 그간 퇴비로만 활용됐는데요.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이런 고체분의 처리를 2030년까지 바이오차 등 비농업계 처리로 8%까지 확대한다고 합니다. 실제 올해부터 공동자원화시설 및 마을형 공동퇴비장 등에 고체연료와 바이오차 제조를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탄소감축량 및 경제성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참고로 농업기술진흥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가축분뇨 바이오차 1톤을 생산하면 약 2톤 정도의 CO2eq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이오차,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열쇠
바이오차의 놀라운 효능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바이오차는 탄소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더 많은 영향을 주는 아산화질소와 메탄의 배출량도 함께 줄일 수 있습니다. 분갈이용이나 축사 깔짚 등 농축산 분야의 활용은 물론 도료, 발전연료나 건축자재 등 비농업계에서의 활용도 가능합니다. 특히 가축분뇨를 원료로 한 바이오차의 경우는 유기물 함량이 있어 완효성 비료로도 활용할 수 있고, 심지어 나무로 만든 목질계 바이오차에 비해 원가도 상대적으로 더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더 많은 연구와 상용화를 거쳐야 하겠지만, 친환경적으로 기후위기와 축산업의 고질적인 환경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차야 말로 지속가능한 축산업과 미래를 위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