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가들]전국 최초 흑염소 유기축산물 인증 농장_해남 ‘하모니농장’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한반도 최남단인 전남 해남 화원면에는 국내 유일한 유기축산 흑염소 농장인 하모니농장이 있다. 하모니농장은 유기농업과 연계한 자연순환농법의 실천으로 유기농 조사료를 직접 생산하는 한편 동물복지를 고려한 쾌적한 사육환경 조성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유기 흑염소를 기르고 있다. 당장의 편리함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속가능한 형태의 유기축산을 지속해오고 있는 해남 하모니농장을 찾았다.


흑염소 키우려고 6개국 해외연수 참여

해남 북서부에 위치한 화원반도의 끝자락으로 굽이굽이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주택과 푸른색 지붕의 2층 축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샛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화단과 농장 뒷편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하모니농장은 지난 2003년 김주영 대표가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귀농을 선택하면서 흑염소 농장으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김 대표는 지난 23년간 공직 생활을 뒤로하고 귀농을 생각하며 본격적으로 은퇴 후의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그는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 여러 농장들을 답사하며 농장 운영 노하우를 익히는 한편 귀농에 필요한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타 축종에 비해 낮은 경영비와 소자본으로 시작이 가능한 흑염소를 선택해 지금의 하모니농장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농장 경영에서 더 나아가 미국과 호주, 독일 등 6개국에서의 해외연수를 통해 흑염소의 생리와 사육방법 등을 적극적으로 학습하고, 전남농업마이스터 대학의 흑염소 과정을 수료하여 지난 2013년 흑염소 마이스터로 지정됐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하모니농장은 2012년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2013년 HACCP 인증을 받은데 이어 2019년에는 국내 축산물 인증 중 가장 상위인증이자 현재 유일한 친환경축산물 인증인 유기축산물 인증까지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 대표가 취득한 유기축산물 인증은 흑염소 부문에서 전국 최초이며 현재도 유기 흑염소 농장은 하모니농장이 유일무이하다.


하모니농장의 유기조사료포


“쾌적한 곳에서 면역력에 좋은 먹거리 먹고 자랍니다”

김 대표는 지금처럼 하모니농장이 독보적인 유기 흑염소 농장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귀농 당시 흑염소 전문사료가 시중에 없었고 사양기술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는 관련 서적도 찾기 어려웠다”며 “사육정보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 모든 것을 터득해나갔어야만 했다”고 전했다. 실제 김 대표는 첫 농장 운영에 나선 2003년 이후 질병으로 인한 폐사와 갑자기 늘어난 사육마릿수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기축산으로의 전환을 꾀했다. 그는 밀식사육 대신 쾌적한 사육환경을 조성하고 300평가량의 운동장을 확보하는 등 염소들이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5,000평 규모의 유기 조사료포에서

양질의 유기농 조사료를 직접 재배해 급여한다.

특히 흑염소의 면역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유기농 사료와 뽕나무, 칡순 등을 함께 급여하고 인삼꽃에서 추출한 발효 효소액과 지장수를 먹이는 등 질병 예방에 각별한 신경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유기축산물 인증이 동물용의약품 사용에 있어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만큼 사후 치료가 아닌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흑염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영 하모니농장 대표



흑염소 전문 교육장 운영…

친환경축산 가치전달 힘써

김 대표는 흑염소 부문의 유기축산 선두주자로서 꾸준히 사양기술에 대해 공부하는 등 기술능력 향상에 힘쓰며 습득한 사양관리 기술을 주위 농장주들과 후계농들에게 나누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현장실습교육장 지정까지 받아, 흑염소 전문교육장을 운영하며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에 많은 학생과 축산인들이 하모니농장을 방문해 사양관리 및 기술, 판매, 질병관리 등의 전문 교육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첫 유기 흑염소 농장인 만큼 타 농가에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교육장을 운영하며 후계농 양성과 유기축산 가치전달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의 장 역할을 하는 하모니농장답게 김 대표는 여러 연구를 진행하며 체계적인 방식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서열경쟁을 하는 염소의 습성에 맞춰 월령에 따라 소그룹으로 개체를 나눠 사육하는 한편 올인올아웃(All in- All out) 방식으로 입식과 출하를 진행하여 염소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크게 줄였다. 아울러 각 개체별로 사료섭취량과 건강상태 등을 매일 확인해 관리하는 것은 물론, 실험군과 대조군을 두고 미네랄 제제, 효소 급여 등 사료 구성을 달리함에 따른 증체량과 건강상태를 비교〮분석하는 등 자체적으로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렇게 다양한 연구를 통해 최적의 사육환경을 조성하며 꾸준히 사육두수를 늘려나가는 것에 성공, 현재는 약 270여 마리의 유기 흑염소를 사육하고 있다.

하모니농장의 유기흑염소진액(좌)과 가공장(우)



가공장 신설로 더 많은 소비자들 만날 것

김 대표는 고품질의 유기 흑염소 진액 생산을 위해 직접 2-SB(steaming, simmering, boiling) 공법을 개발, 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가공장에서 18시간 가량 삶고, 고으고, 달이는 과정을 거쳐 진액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방부제와 착향료, 보존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잡내 제거를 위해 대추, 생강, 당귀, 지황, 백작약 등의 15여가지 한약재도 첨가했다.

이렇게 생산된 진액은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농수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해남미소’와 하모니농장에서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잡내가 없는 깔끔한 맛과 유기축산으로 생산된 진액임에도 불구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인기가 높다.

이에 김 대표는 더 많은 소비자들을 만나기 위해 해남군의 보조를 받아 농장 뒤편에 가공장을 신설 중에 있다. 그는 새 가공장을 신설함에 따라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유기 흑염소 진액을 판매하며 유기축산이 지닌 가치를 알릴 계획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추후 유기가공식품 인증도 받아 더 완전한 형태의 유기 흑염소 진액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제 대추, 생강, 울금 등 직접 생산하고 있는 5가지 한약재에 대해서는 유기농 인증을 이미 받아놓은 상태다. 김 대표는 “일전에 기형아 보육시설에서 봉사한 것을 계기로 무분별한 농약 및 제초제 등의 화학 물질 사용에 있어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며 “우리의 후대와 지구환경을 위해서라도 축산업 전반에 있어서 자연순환농법의 실현이 가능한 유기축산이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축산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교육 및 기술 개발에 힘쓰며 가치홍보에 앞장서는 하모니농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하모니농장의 흑염소들이 먹는 유기농 곡물사료와 풀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