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가들]“사랑이 가득한 농장, 친환경적인 환경이 당연할 수밖에 없죠!”_사천 ‘상아농장’

“사랑이 가득한 농장, 
친환경적인 환경이 당연할 수밖에 없죠!”

_사천 ‘상아농장’



햇살이 가득한 언덕배기에 위치한 농장으로 들어서면 흑염소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사람에게 다가서는 농장. 축사 주변을 걸어다니면 새끼염소 두세마리가 안아달라고 졸졸 따라다니는 사랑이 가득한 농장. 바로 경남 사천의 방목생태축산농장인 ‘상아농장’이다.

염소와 사람이 모두 행복한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친환경적인 환경이 필수라는 상아농장의 안후상 대표를 사천에서 직접 만났다.




사랑을 담아 자연방목으로 키우는 흑염소


경남 사천시 곤양면의 2만평에 가까운 초지에서 800여마리의 흑염소와 자유롭게 함께 지내는 안후상, 최정아 부부가 이 자리에 ‘상아농장’을 연지도 10년이 훌쩍 지났다. 그 동안 상아농장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점이 있다. 바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흑염소를 사랑으로 키운다는 점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방목생태축산농장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방목생태축산 지정농장’이 된 사천의 상아농장은 2008년부터 13년간 자연방목으로 흑염소를 키워왔다. 실제 방목생태축산농장으로 지정받기 위한 현장평가에서도 장기간 초지를 조성하고 여기에 자연방목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부분이 높게 평가받기도 했다. 이번 지정과 사업참여도 흑염소를 방목하고 있는 초지를 추가적으로 조성하고보완하기 위해서였다.

상아농장이 위치한 사천시 곤양면은 낮은 산들이 둘러싸인 공기 좋고 물 맑은 지역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상아농장은 햇살이 가득한 언덕배기에 자리잡고 있어 흑염소들이 뛰노는 초지는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그림과 같은 경관을 자랑한다. 실제 이러한 장점 때문에 태양열 시설 관계자들이 방목이 이뤄지고 있는 초지에 태양열 시설을 설치하라고 몇번이나 권유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자연방목으로 흑염소를 키우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는 안 대표는 이 제안을 고려해 본 적도 없다고 설명한다.

“흑염소는 기본적으로 냄새도 거의 나지 않고, 사람과 가까운 동물이에요. 초지를 잘 조성하고 그 초지에 자유롭게 방목하면서 좋은 먹거리를 제공해주면 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아농장의 흑염소들은 방문객들의 차가 들어올 때부터 농장을 거니는 동안 내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사람을 따라다닌다. 새끼염소들은 안아달라고 울며 난리일 정도다. 상아농장의 염소들이 이렇게 사람을 믿고 따르게 된 것은 모두 부부가 사랑으로 보살핀 덕일 것이다.







“염소들의 자유를 위해서 사람은 더 꼼꼼해져야죠”


이번 방목생태축산 지정농장으로의 지정은 물론이고, 상아농장은 최근 6차 산업 인증사업자로 지정받기도 했다. 또한 2015년에는 영남지역 최초로 제 1호 HACCP 산양(염소)농장 인증을 받았다. 사실 이러한 노력은 농장을 더 나은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싶은 안 대표의 의지 때문이다.

안 대표는 특별히 공사를 진행하거나 초지관리를 위해 사람을 쓸 때를 제외하고는 실제 본인이 매일 농장일지를 작성하며, 소독과 방역을 철저히 하는 한편, 염소들이 먹는 사료와 물, 여타 위해 요소들이 없는지도 매일 점검한다. 특히 염소를 자유롭게 방목하는 상아농장의 경우에는 호기심과 움직임이 많은 흑염소의 특성상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곧잘 치곤하기 때문에 흑염소들이 위험에 처하진 않았는지 종종 살펴야 한다는 것이 안 대표의 설명이다.

“가끔은 어떻게 올라갔는지도 모르겠지만 축사 지붕에 올라가 있다거나 하는 일도 종종 있을 정도로 흑염소는 활동적이에요. 그래서 더 자유롭게 키워야 합니다”

안 대표는 방목사육을 통해 자유롭게 키우면서 분뇨가 방목초지에 환원되고, 적절한 방목과 초지관리가 이뤄지면 환경과 경관 조성이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목과 친환경축산에 대한 실천이 중요한 만큼 이를 실천하려면 흑염소가 적절한 보살핌을 받고, 농장 환경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염소들은 귀를 만져보면 열이 나는지 알 수 있어서 수시로 귀를 만져주면서 건강상태를 확인해요. 사람도 으슬으슬할 때 조심하면 감기가 안 걸리는 것처럼 염소도 똑같아요”

상아농장은 친환경적인 농장 운영을 위해 동물약품 최소화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수시로 염소를 살피고, 상태가 좋지 않은 염소는 초기에 별도의 격리실에서 집중관리를 한다. 아울러 마늘 부산물을 추가적으로 급여하고 깔짚으로도 활용하는데, 이는 보온효과는 물론이고 악취와 질병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특히 흑염소는 추위에 약해 축사 내 보온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자유롭게 키우긴 하지만 아침에 이슬이 있을 때의 방목은 금물이에요. 아침에 이슬이 있는 상태에서 방목을 할 경우 설사를 일으킬 수도 있거든요”

안 대표는 염소들이 자유롭게 지내기 위해선 염소들을 잘 관리해주는 농장주의 꼼꼼함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늘 공부하는 자세로 농장운영에 임하는 건 덤이다.

상아농장을 함께 운영하는 안후상, 최정아 부부





건강하게 염소 키우기 위해 늘 배우는 자세로


“낙농부터 한우, 흑염소까지 나름 많은 농장동물들을 키워봤고, 20년 이상 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방목을 위해 초지를 잘 조성할 수 있도록 한다거나, 더 건강한 흑염소로 키우기 위해 추가적으로 사료로 활용할 수 있는 먹거리를 찾는 데에는 전문가들에게 꾸준히 배우고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안 대표가 실제 방목생태축산 지정농장으로 지원하게 된 것도 초지를 추가로 조성하기 위함도 있지만, 흑염소의 풀사료로 활용할 수 있는 더 좋은 초지를 만들 수 있도록 컨설팅을 받기 위해서도 있었다.

“비교적 남쪽 지역인 사천의 지역적 특성도 있지만, 해가 많이 드는 우리 농장의 지형적 특성상 여름철 풀이 말라버리는 하고현상이 심한데, 최근에는 기후온난화 때문인지 하고현상이 더 심해져서 어려움이 많다”는 안 대표는 방목생태축산 지정농장으로 지원하게 되면서 초지와 사양관리 전문가들을 만나 여러 조언들을 들을 수 있어 더 나은 농장 운영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흑염소는 욕심내지 않고 적절한 방목을 하게 되면 분뇨가 자연스럽게 초지로 환원돼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키울 수 있습니다. 동물을 자연에 가깝게 키우면 자연을 파괴하지 않아요”

안 대표는 축산이 자연에 가까운 형태가 되어가는 것이 더 건강한 축산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농장 운영을 하고 있다. 그는 과거 소를 키우면서 “배합사료와 조사료, 모두 사다먹이고 남는 건 분뇨 밖에 없는 산업이 축산”이라는 말이 듣기 싫었지만 반박할 수 없었는데, 그런 축산에서 벗어나고 싶어 방목 중심의 상아농장을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릴 적부터의 꿈…

더 완전한 꿈을 위한 친환경 농장을 만든다


사실 안 대표는 어릴 적부터 축산인을 꿈꿨고, 실제 경상대학교에서 축산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국가 연구시설은 물론 축협 한우개량사업소, 목장장, 인공수정소 개업 등 축산전공자로서 여러 경력을 쌓았지만, 농장을 하고싶다는 의지로 1993년 낙농을 시작했다.

젖소 20마리로 시작한 안 대표의 젖소농장은 점점 성장하면서 자리를 다졌고 300여 마리 규모의 농장으로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운영 10년째인 2003년 낙농쿼터제의 도입으로 전국적인 폐업정책의 적용에 젖소농장을 정리하고, 한우를 키웠다. 젖소농장과는 달리 한우농장은 판매에 직접 나서야 했기 때문에 정육식당을 운영해보기도 했다. 사실 정육식당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찾는 사람이 꽤 있었지만, 농장과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경험은 늘 쓸 곳이 있는 법이라는 말처럼그 때의 경험을 토대로 만드는 지금의 상아농장 흑염소불고기와 떡갈비, 곰국은 늘 인기다.

“건강이 잠시 안 좋아졌던 올 여름에 판매를 잠시줄였는데, 기존 고객들이 하도 언제부터 판매하냐고 성화여서 결국 다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농장에서 직접 만들어 보내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소화하지는 못해도 한 번 주문했던 고객들이 꾸준히 재주문을 해주는 덕분에 제품 생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여기엔 부인 최정아 씨의 손맛도 한몫했다.

안 대표의 상아농장은 늘 열려있지만, 방목생태축산농장 지정을 받으면서 더 그 문을 활짝 열었다. 남해바다가 보이는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한 완벽하게 관리된 푸른 초지와 흑염소들이 친근하게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그런 친환경적인 농장, 그런 농장을 눈 앞에서 보고싶다면 경남 사천의 상아농장으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