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칼럼]고기도 착하게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을 더 많이 알려주세요

"고기도 착하게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을 더 많이 알려주세요"

 

┃유진영 소비자


다년간 이어져온 가치소비 트렌드.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사회적 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앞다투어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에 만나본 유진영 소비자는 이러한 경영의 선두주자로 앞장서고 있는 기업에서 판매 데이터분석과 예측의 업무를 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가치소비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로서 특히 축산물의 가치소비에도 관심이 많다.


일상에서 실천하시는 본인만의 가치소비, 어떤게 있으신가요?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에서의 가치소비에 포커스를 맞추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도 먹거리의 소비에 제일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아무래도 더 자주 그리고 많이 소비하게 되는 부분은 식품 분야니까요.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실천하기 쉬운 부분도 식료품에서의 가치소비가 아닐까 싶어요.


그렇다면 농축산물을 구매하는데에 있어서 본인만의 구매 기준이 따로 있으실까요?

>농산물의 경우에는 유기농이나 무농약 인증이 있는 것을 구매하는 편이에요. 농약과 화학비료같은 걸 쓰지 않는 제품이기에 착한 소비라고 생각하고, 또 건강을 위해서도 더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축산물의 경우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비를 되도록 피하려고 하는 편이었어요. 저는 동물권에 특히 관심이 많은데, 그래서 각종 매체에서 비춰지는 부정적인 시선들 때문에 축산업 자체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었거든요.


축산물 소비를 자제한다면 축산물 소비를 줄이거나 채식주의를 실천 중이신건가요?

>이게 참 딜레마였어요.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 특히 동물권이나 환경 쪽의 가치소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해요. 채식을 하는 건 좋지만, 축산물을 일상에서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부분들은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은 것이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을 실천하는 분들을 보면 그들의 가치 나름대로 존중받아 마땅하고 멋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제가 살아가며 축산물을 완전히 배제한 삶을 지속하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알게 된 것이 동물복지 인증, 유기인증 등 각종 친환경 인증이 붙은 축산물들이죠. 저는 그것에서 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하고, 또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속가능한 축산물을 소비한다는 일종의 타협안을 찾으신 셈이네요.

>맞아요.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완벽한 형태의 이상적인 소비는 아니지만, 저는 각종 친환경 인증을 받은 축산물이 저 같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증과 관련된 서칭을 많이 해봤어요. 제 소비에 보다 확실해지고 싶었거든요. 어쨌든 축산물을 소비하는 것이기에 ‘정말 이게 환경과 동물권에 도움이 되는 걸까?’ 하는 고민도 많이 해보았고요. 또 각기 다른 인증들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찾아봤죠. 결론적으로는 소비하는 것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가치소비를 위해 축산물 인증에 대해 공부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다른 소비자분들도 그렇게 해주실지 모르겠네요.

>제가 무엇이든 확실히 해야 하는 성격이라 고민하고 공부했었던 것도 있지만, 저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요즘 소비자분들은 정말 많이 고민하세요. 저는 회사에서 데이터분석과 판매예측 업무를 하는데, 일하다보면 수치로 드러나는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이 보여요. 식품 쪽은 아니더라도 확실히 과거보다 근래에 친환경이나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담은 제품 구매의 폭이 가파르게 상승했어요. 지금 가치소비가 확실히 트렌드라고 하지만, 나아가 많은 전문가들은 가치소비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일상에 자리잡을 거라고 말하고 있죠.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해요. 앞으로도 공부하면서 사먹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겁니다. 소비자들은 본인들의 가치에 따라 현명하게 소비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가치소비를 위한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그렇다면 이와 관련해 앞으로 축산업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다른 업계보다 가치소비하는 사람들이 유독 꺼리는 분야가 축산업이에요. 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지게 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이러한 인식을 극복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는 유기·무항생제 인증 축산물이나 동물복지 등 각종 인증에 대해 소비자들이 확실히 구분하고 알 수 있도록 더 많이 알리면 해결될 것 같아요. 정확히 무엇이 다르고 어디에 좋은 것인지, 그리고 일반 축산물하고는 무엇이 다른지 구분하기에 초심자들에게는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홍보가 더 많이 되면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아주실 것이고, 이에 따라 꼬리를 물고 인증을 받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려고 하는 생산자들도 더 많아질 것이라 생각해요.

또 소비자들은 이윤만 추가하며 친환경 가면을 쓴 ‘그린워싱’ 기업은 귀신같이 알아봐요. 가면이 벗겨지게 되면 바로 불매가 이루어질 겁니다. 문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그 기업 뿐 아니라 업계 전체의 이미지를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기업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먹거리에 관련된 분야인 축산업은 더요.


끝으로 기존 친환경 축산물 소비자들을 위해 조금 더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은 있으실까요?

>마트나 백화점 식품코너 등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축산물을 찾아보기는 쉬워요. 대부분 따로 카테고라이징되어 소비자들이 찾아보기도 쉽고 비교하며 살 수도 있죠. 하지만 요즘처럼, 특히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외식이 잦아진 시대에 음식점에서 제가 마음에 드는 축산물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에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어플리케이션이나 비콘 서비스와 같은 것들을 조금 더 갖춰서 친환경축산물을 구매하거나 이용하는 식당정보를 제공하는 맵 같은 어플 등이 있어도 좋을 것 같네요. 외식할 때도 현명하게 가치소비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