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플렉스]우리 식단의 길라잡이가 되어줄 도서

잘 먹는 것은 어떻게 먹는 것일까요?

누군가에게는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건강한 식사가 될 수 있고, 혹은 양이 많아 푸짐하고 배부른 한 끼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누군가에게는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철저한 비건식 식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잘 먹는 것’은 각자의 기준이 있는 법. 결국 개인의 가치관과 지향점에 맞는 식사 한 끼를 한다면 그것이 바로 스스로에게는 잘 먹는 것이겠죠. 오늘은 잘 먹는 것에 대한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께 도움을 줄 몇 권의 책들을 소개합니다. 음식, 그리고 음식을 넘어서 세상을 바라본 이야기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  지구의 밥상_구정은·김세훈·손제민·남지원·정대연

세계화의 흐름으로 전 세계 식탁에 점점 같은 음식이 올라오고 식성도 비슷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다양한 이유로 각기 다른 음식을 먹습니다. 그리고 개인 간, 국가 간 음식의 격차는 더욱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구의 밥상’은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이 10개국을 돌아다니며 탐사 취재해 완성한 책입니다. 이 책은 모든 식재료를 수입하고 인구 90% 이상이 비만인 섬나라 나우루의 이야기부터, 유기농과 협동조합의 시스템으로 식량 위기를 극복하고 자급률을 높인 쿠바의 대척적인 이야기까지 다뤘습니다. 독자는 각각의 이야기를 읽으며 세계인의 밥상을 이해하고, 세계화가 각국의 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식탁의 글로벌화’, 이 흐름 속에서도 건강하고 차별 없는 밥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식품 체계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지구의 밥상’입니다.



📚  죽음의 밥상_피터 싱어·짐 메이슨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과 윤리학자 피터 싱어의 손에서 완성된 이 책의 이름은 ‘죽음의 밥상’입니다.

책은 전형적인 현대식 식단의 힐러드-니어스티머 가족, 채식 위주의 잡식 식단의 매서렉-모타밸리 가족, 완전 채식주의를 실천하는 조앤과 조 파브 가족까지 총 세 가지 형태의 가족의 집에서 그들이 먹는 것들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추적합니다.

공장식 축산으로 길러진 가축들에게 얻은 축산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GM 농산물 등 어떤 것을 먹더라도 100% 윤리적 소비라고 하기에는 성역이 없어 보입니다.

저자는 마지막 15장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대다수가 동의할만한 다섯 가지 윤리적 원칙인 ‘투명성’, ‘공정성’, ‘인도주의’, ‘사회적 책임’,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적어도 이러한 원칙에 따라 먹는다면, 조금이나마 더 윤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음식중독_마이클 모스

담배나 술, 마약처럼 음식에도 중독될 수 있을까요?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인공향료, 간편식 등에 길들여진 입맛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을까요? 마이클 모스의 ‘음식중독’은 올바르지 못한 식습관과 그로 인한 건강 악화에 대해 염려하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그동안 거대 식품업계 기업들이 인간의 본능, 오랜 기간 쌓여온 음식에 대한 기억과 식습관, 법과 제도의 허점 등을 파고들며 이윤을 창출하고 우리의 음식 주도권을 빼앗았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식품업계의 소송기록, 내부자들과의 인터뷰와 업계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이야기하며, 그동안 음식을 어떻게 중독적으로 만들었는지 하나하나 파헤칩니다.

음식 주도권을 뺏겨버린 현대인의 식단에 대해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 이제는 당신의 건강을 위해 먹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되찾을 때가 왔습니다!



📚  농장에서 식탁까지 100마일 다이어_앨리사 스미스·제임스 매키넌

캐나다 벤쿠버에 사는 두 남녀가 1년 동안 반경 100마일 안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만 먹는 원칙을 지켜나가는 과정을 다룬 에세이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많은 화제가 된 책입니다.

이들이 이러한 생활을 시작한 이유는 음식이 식탁까지 도착하기 위해 이동한 거리가 어마어마하며, 점점 그 이동거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한 이후부터입니다. 대형마트에서 손쉽게 구매하기보다 조금은 힘들지만 이들은 자급자족을 이뤄나가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고, 자발적인 실험에 점차 적응해나가며 소박하지만 알찬 조리법, 캐나다의 자연과 먹거리 등에 적응해나갑니다. 또 이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의 먹거리 세계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 책은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더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지, 더 건강할지 등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소박하지만 즐거운 두 남녀의 로컬푸드 생존기에 가볍지만 깊이 있는 행복감을 선사할 책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