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가들]사슴과 말을 방목해 길러요

무리를 지어 초원 위를 뛰어노는 사슴, 유유히 풀을 뜯다가 날렵하게 달리는 말의 모습을 상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 어느 동물보다 야생적으로만 느껴지는 사슴과 말을 방목생태축산의 방식으로 기르는 곳들이 있습니다. 좁은 축사에서 갇혀 지내는 모습이 아닌, 풀을 뜯고 넓은 공간을 돌아다니는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방목생태축산농장들을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초지 위를 달리는 사슴과 예술이 머무는 곳, 태백 초록뿔언덕 사슴목장

1230c6f2bec78.png태백 시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초록뿔언덕 사슴목장은 원래 꿈벌사슴목장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곳으로, 현재 사슴 200여 마리를 넓은 방목지에 기르고 있습니다.

2022년 방목생태축산농장 지정 당시 초기에는 초지 관개와 울타리 등으로 인해 갖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현재는 건강하고 윤기나는 초지를 자랑하는 우수한 방목생태축산농장으로 거듭났습니다.

목장 초입에 위치한 카페는 단순 휴식 공간을 넘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됩니다. 1층에서는 상시 전시가 열리며,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후 2층의 카페에서는 탁 트인 공간과 야외 테라스, 그리고 그 너머로 뛰어노는 사슴들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상처 입은 말들에게 숲을 돌려주다, 서귀포 곶자왈 말 보호센터 마레숲

64156cd1c9eec.png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곶자왈 말 보호센터 마레숲은 퇴역 경주마와 도축마들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이곳은 일반 방목생태축산농장과는 조금 다른 개념의 공간입니다. 사람에게 쓰이고 상처받은 말을 치유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동물권과 복지에 기반한 이 보호센터는 자연과 동물, 사람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목생태축산의 가치에도 깊이 공감하며, 새로운 사업 모델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퇴역 경주마와 승용마, 비육마 등 그동안 산업의 이면에서 외면받던 말들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보금자리를 제공하며,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마레숲. 그 선한 목적과 미래 활동이 앞으로 더욱 주목됩니다.

 

매일의 방목이 만든 치유의 공간, 제주 봉수대목장

d451a7c995063.png제주 한림에 위치한 봉수대목장은 올레길을 걷는 관광객들이 지나가다 잠시 들르기 좋은 위치에 자리한 말 사육 목장입니다.

봉수대목장은 말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날씨가 허락하는 날이면 매일 방목을 실시합니다. 기존 임야를 방목지로 조성해 더 넓은 환경을 제공하고, 말 한 마리 한 마리가 충분히 뛰놀 수 있도록 전체 마릿수는 25~30마리 수준에서 유지하며 과도하게 늘리지 않습니다.

봉수대목장의 최종 목표는 체험과 치유가 어우러진 목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종종 장애 아동을 둔 부모들의 목장 체험과 관련 문의가 들어오는데, 봉수대목장 양정은 대표는 이 아이들이 안전하게 목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직접 허락하고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치유형 목장을 설립하겠다는 꿈을 점차 이뤄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3대가 지켜온 방목생태축산의 꿈, 제주 용춘목장
f30bb8baf3af9.png제주 애월의 용춘목장은 3대에 걸쳐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특별한 목장입니다. 1대 김용수 대표 부부에서 시작해, 아들 김현주 대표, 그리고 손자 김동한 대표까지 이어져온 이곳은 말과 한우를 함께 기르는 가족 경영 목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한라마와 제주마 약 60마리, 한우 비육우 50마리가 용춘목장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목장 운영의 핵심은 방목생태축산 방식입니다. 20만 평에 달하는 넓은 목초지와 방목장을 갖춘 용춘목장은 목구를 나눠, 각각 2만 평씩 15일 간격으로 말들이 먹을 풀사료를 관리합니다. 풀사료는 대부분 자체 재배로 조달하며, 자연에 가까운 환경 속에서 말과 소가 자유롭게 뛰놀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습니다.

3대 김동한 대표는 목장을 단순한 생산 공간이 아닌 관광과 체험이 결합된 6차 산업형 목장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꿈을 품으며, 갖은 노력을 일궈나갔습니다.

김 대표의 노력은 2023년 방목생태축산농장 지정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덕분에 용춘목장은 더욱 자연친화적인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게 되었고, 방목생태축산으로 길러진 축산물은 ‘농부 김동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진액 등 다양한 제품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