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정보]흰 우유로는 부족해… 다변화하는 글로벌 유제품 시장

예전에는 ‘흰 우유’ 그 자체가 곧 유제품의 대명사였지만, 최근 시장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원유 그대로의 소비는 정체된 반면, 치즈·요거트 등 가공품과 함께 A2우유, 저지종 우유, 유당분해 우유 같은 특수우유가 성장세를 타고 있습니다. 여기에 산양유, 당나귀유, 낙타유 같은 이색 축종의 원유와 이를 활용한 제품들, 그리고 유기농 우유 및 유제품까지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유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A2 우유, 두 자릿수 고성장

A2우유는 소화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A2 우유 시장은 2024년 40억 달러에서 2030년 112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연평균 성장률 18.5%)

호주·뉴질랜드 기반의 A2 Milk Company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5 회계연도 사상 최대 매출(약 19억 뉴질랜드 달러)을 기록했으며, 중국 유아용 분유 시장 확대와 유당분해 제품 성장세가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국내에서도 A2 우유는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출시한 A2+ 우유는 2023년 출시 6개월 만에 3,2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누적 판매량은 3,750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서울우유는 2030년까지 전체 우유 제품을 A2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서울우유 A2플러스 우유 ⓒ서울우유


산양유·낙타유·당나귀유·돼지유, ‘이색 프리미엄’ 부상

젖소의 원유를 대체하는 다양한 축종의 젖도 시장성을 넓히고 있습니다.

 

* 산양유: 2024년 약 123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소화가 쉽고 알레르기 반응이 적다는 특성 덕분에 영유아 대체 분유 및 프리미엄 제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는 가정이 늘어가며 이들을 겨냥한 반려동물 전용 산양유 제품 또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낙타유: 낙타유는 전통적으로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소비되었지만, 최근에는 ‘슈퍼푸드’ 이미지와 영양·면역 관련 연구로 글로벌 시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 당나귀유: 당나귀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2023년 3,260만 달러 → 2032년 6,907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며, 미용·피부 효능 덕분에 화장품 및 고급 식품 원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돼지: 한편 네덜란드에서는 지난해 양돈농가에서 만든 돼지 젖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소비자들에게 선보여졌는데, 크림이 풍부하고 맛이 좋아 재고가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선보여진 돼지유 아이스크림 ⓒThe Times


유기농 우유·유제품, 웰빙 소비의 중심으로

또 다른 흐름은 ‘유기농’입니다.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Business Research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유기농 유제품 시장은 2024년 약 262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성장률 12.8%를 기록하며 2033년 78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또한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서는 유기농 우유 시장만 놓고 볼 때 2025년 213억 달러 → 2030년 326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유기농 우유 시장 요약

ⓒMordor Intelligence


국내에서도 유기농 우유는 웰빙 소비의 대표 품목으로 성장해왔습니다. 2008년 약 50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유기농 우유 시장은 2017년 약 650억 원까지 커지며 10년 만에 13배 확대되었습니다.

현재는 시장 성장이 다소 완만해졌지만, 친환경·동물복지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국내 유제품 시장, 정체 속 ‘프리미엄’에 주목

국내 유제품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3조 1천억 원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7% 성장에 그쳤습니다. 원유 자체 소비가 줄어드는 가운데, A2 우유, 유당불내 우유와 유기농 유제품 등이 프리미엄 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원유 소비량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건강 기능성·프리미엄 이미지·환경 가치를 담은 제품 포트폴리오가 성패를 가른다”며 “앞으로는 다품종 소량생산과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유업계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