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가들]푸른 초원과 그림같은 양들의 천국, 대관령양떼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의 전경 ⓒ대관령양떼목장


코로나19 이후 발이 묶여 전 국민이 강제 집돌이 집순이가 되었던 지난 몇 년과 달리 올해는 많은 이들이 주말과 연휴를 맞아 가까운 국내로, 혹은 멀리 해외로 훌쩍 떠나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의 여행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겠지만, 올해에는 양들과 함께 푸른 초원 위를 거닐며 대자연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달에는 친구들 혹은 가족들과 함께, 아니면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방문해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평창의 대관령양떼목장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초지관리와 윤환방목이 목장의 중점

대관령양떼목장의 탄생은 1988년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목장의 전영대 대표는 당시 우연히 들른 대관령 젖소 목장과 방치된 목장 시설을 보게 됐고, 이 때 목장 운영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을 활용해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때 전 대표의 나이가 37살. 젊은 나이에 시작한 축산업은 관광을 연계한 체험형 목장과 평생을 함께하게 했습니다.

전 대표가 가장 우선 진행한 것은 전선 지중화 작업이었습니다. 목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풍경을 바라볼 때 거슬릴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죠. 또한 구획을 나눠서 윤환방목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양들을 방목한 초지는 양들이 방목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처음 구획으로 돌아올 때 쯤이면 황폐화는커녕 푸르른 초지로 돌아오게 되었죠. 양들은 늘 새로 자란 신선한 풀을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순환 시스템을 통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셈입니다.

“자유롭게 방목해서 기르니 양들이 스트레스도 적게 받고 운동량도 늘게 되었죠. 또 자연에서 얻은 최상급의 켄터키블루그라스, 티머시 등 양들이 먹기 좋은 목초들을 섭취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사료비도 절감할 수 있어요.”

전 대표는 윤환방목을 통해 얻게 된 많은 이점들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물론 윤환방목을 잘 실천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대관령양떼목장에 직접 방문해보면 건강한 양들과 초지,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 전 대표의 세심한 노력이 얼마나 빛을 발하고 있는지 눈으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대관령양떼목장이 보유한 초지의 면적은 20만㎡ 이상으로, 방목생태축산농장들이 보유한 초지 중에서도 매우 넓은 편에 속합니다.


방목을 준비하는 양들 ⓒ대관령양떼목장                              드넓은 초지에서 방목 중인 양들 ⓒ대관령양떼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은 그 시작부터 방목과 체험을 전제로 현재까지 약 35년이라는 오랜 기간 운영되었기에, 방목생태축산 지정농장 중에서도 대선배 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목장들이 대관령양떼목장을 벤치마킹하거나 목장을 찾아와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하죠.



오랜 노력의 성과, 대한민국 대표 양떼목장으로 자리잡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양떼목장이 어디냐고 물으면 많은 이들이 대관령양떼목장을 꼽을 겁니다. 그만큼 인지도 높은 목장답게 대관령양떼목장은 항상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입니다. 양들과 교감하고 자연이 선사하는 생태 체험을 즐기러 온 가족 단위의 방문객,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는 커플들, 산책로를 따라 거닐며 맑은 공기를 크게 마시는 부부 등 모두가 목장이 선사하는 콘텐츠들을 즐기러 이곳에 방문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지만, 목장 운영 초기에는 체험형 목장의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았습니다. 당시 목장의 유일한 수입원이던 먹이주기 체험용 건초비조차 벌 수 없어 경영난에 시달렸을 정도였다 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목장을 알리는데 물심양면으로 애쓴 전 대표의 노력과 도시민들의 목가적인 휴식 및 체험 수요까지 증가하며 현재는 매년 6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주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한 여파에도 불구하고 70만의 방문객들이 들러 20억 원에 가까운 매출까지 올리기도 했죠.

전 대표는 대관령양떼목장의 인기 비결로 목장이 간직한 ‘원시성’으로 꼽습니다. 방문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자연의 원시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그 말을 듣고 목장을 다시 한 번 둘러보니, 초록색 초지, 푸른 하늘, 하얀 양의 모습이 더 자연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간직한 채로 삶에 지친 도시민들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 대관령양떼목장만의 아이덴티티가 아닐까요?



산책로를 따라 걷는 목장 한 바퀴

본격적으로 목장의 산책로를 따라 걸어봅니다. 매표소 옆 매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목장 기념품들을 팔고 있는데, 특히 대관령양떼목장의 마스코트인 하뇨와 코리 인형, 그리고 양모로 만든 양 인형이 인기입니다. 매점에서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들과 함께 유제품들도 판매하고 있는데, 대광목장 유기농 요거트와 평창보배목장 치즈, 상하목장 유기농우유 등 각각 유기축산과 방목생태축산 등 친환경축산을 실천하고 있는 타 농가의 제품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농장 혼자만 잘 사는 것이 아닌 함께하는 친환경, 방목생태축산농가들을 응원하고자 하는 전 대표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대관령양떼목장의 다양한 기념품 ⓒ대관령양떼목장                            대관령양떼목장의 SNS 이벤트 진행 모습 ⓒ대관령양떼목장


매점을 나와 자작나무 쉼터를 끼고 가다보면 양 갈래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어디로 가든 농장 곳곳으로 이어집니다. 목장 중앙에는 먹이주기 체험장이 있는데, 건초를 먹으려고 양들이 너도나도 해맑게 다가오면 귀여운 모습에 마음까지 녹습니다. 체험장 왼편의 계단으로 올라가면 대관령양떼목장의 포토존인 움막이 나오는데, 여기서 움막과 길게 늘어진 언덕 능선을 등지고 사진을 찍으면 인생샷이 완성됩니다. 특히 전 대표가 주는 팁은 움막을 등지고 쭉 올라가면 나오는 가장 높은 해발 920m 정상에서의 인생샷입니다.


건초를 먹고 있는 양 ⓒ대관령양떼목장                                      목장의 대표 포토존인 움막과 산책로 전경 ⓒ대관령양떼목장



방목생태축산의 가치 확산을 위해 끝까지 힘쓴다

탄탄한 목장 기반과 즐거운 콘텐츠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대관령양떼목장. 하지만 초심을 잃지않고 더 나은 목장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목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지관리에 열심입니다. 방목생태축산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서죠. 앞으로 대관령양떼목장은 더 건강한 초지와 건강한 양들의 모습을 갖춘 채 방문객들을 맞이할 계획입니다. 자연의 모습과 순환의 가치를 유지하며 수십 년간 운영된 대관령양떼목장, 지금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방목생태축산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앞으로의 수십 년은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목장이 되지 않을까요?


아름다운 사계절의 모습을 간직한 대관령양떼목장 전경  ⓒ대관령양떼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