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친환경축산물, 심플하게 인증마크만 확인하세요




•  많은 소비자들이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마크를 보고 먹거리를 구매합니다. 그만큼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이를 관리하는 기관이 필요합니다.

• 유기축산물을 비롯해 유기농, 무농약, 유기가공식품, 취급자 인증 등 다양한 정부의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제도>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이 관리합니다. 농관원 산하의 다양한 인증기관들을 통해 인증절차가 진행되죠.

• 강아람 인증심사원은 그런 친환경 인증기관에서 심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증심사원은 인증을 신청한 농가 및 업체에 대한 심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소비자의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친환경 먹거리를 선별해야하는만큼 이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는 그를 만나 ‘심사원의 역할과 친환경축산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들어봅니다.

 

"먹는 걸 좋아하고 의심이 많은 성격, 직업 만족도가 큽니다"

 

Q. 친환경인증 심사원이 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원래부터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요. 기본적으로 먹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식당에 가서도 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떻게 생산된 음식인지 항상 따지면서 사먹어요. 주위에서 종종 피곤하게 산다고도 하는데, 항상 먹거리에 대한 의심을 품고 사는 성격이 지금의 친환경인증 심사원이라는 직업과 딱 맞아떨어지게 된 것 같아요. 그 덕에 직업 만족도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웃음)

 

Q. 심사원으로서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시나요?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유기축산물, 무항생제축산물, 유기가공식품, 비식용유기가공품 인증까지 전부 맡고 있어요.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 심사는 전부 친환경법의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에 근거해 서류심사와 현장심사의 절차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 무항생제 축산물의 경우는 작년부터 친환경법이 아닌 축산법을 적용해 심사를 해요.

굵직하게 보면 서류와 현장조사를 통해 만들어진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심의에 올리게 되면 최종적으로 심의관의 판단 하에 인증이 나갈지 말지 결정이 됩니다. 인증마크를 부여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는 그 과정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그 심사라는 게 결국 그동안 어떻게 농장을 운영하고 관리했는지를 확인하고 그에 대해 심사하는 일이기 때문에 농장이 평소에 어떻게 운영됐는지가 가장 중요하죠. 그 부분을 인증심사원은 서류를 확보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겁니다.

 

Q. 그렇게 많은 인증을 전부 심사하는군요. 일하시면서 힘들 때는 없으세요?

아무래도 현장이 제일 힘들죠. 심사는 친환경법과 축산법 이 두 가지의 법적 근거에 따라서 항상 이뤄지는데요. 법과 관련된 사항이다 보니 인증이 나갈 수 없을 경우, 농장주분들이 겪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나 개별 사연들을 들으면 심적으로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농장이 아무리 친환경적으로 운영이 되더라도 인증이 요구하는 충분한 서류를 갖춰놓지 않거나, 처리방법이 인증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인증이 나갈 수 없거든요. 인증은 항상 정확한 기준에 맞춰 엄격하고 동등하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그분들을 납득시킬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런 농장들을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의지를 잃지않도록 독려하는 것도 심사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친환경 농축산물이 소비자들의 식탁까지 가게 되는 과정의 첫 단추를 제가 끼우는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Q. 친환경인증을 신청하는 축산농가도 많은지 궁금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먹거리 안전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친환경인증 식품을 많이 찾는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확실히 친환경축산물을 원하는 소비자분들이 더 많아진 것 같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제가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답보 상태인 것 같아요. 물론 저희 기관이 아닌 다른 인증기관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제가 본 현장으로 일반화를 하기는 어렵겠지만요. 전체 농가 수로만 보면 미미하게 증가하고 있긴 한데요. 실제 저희 현장에서는 인증을 기존에 받고 있는 분들이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어서 인증의 지속성은 높지만, 신규로 인증을 받고자 하는 일반 농가들의 유입은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Q. 그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농업이나 축산에 종사하거나 하려는 사람은 꾸준히 줄고 있구요. 그 중에서 친환경 인증농장이 되려는 신규농가는 더 적겠죠. 사실 기존 친환경 인증농가가 인증을 다시 연장하는 것은 생산비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신규 농가가 유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산비보다 2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됩니다. 그 부분을 감안하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아니죠. 사실 비용 뿐 아니라 일반 축산농가에서 사육하는 기준보다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노동력도 많이 드는 게 사실이거든요.

 

Q. 앞으로 친환경축산 농가들의 신규 유입이 많아지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신규로 친환경축산 인증을 받고 싶어 하는 농가들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책과 그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유기축산물이나 방목생태축산 등의 친환경축산을 실천하고 있는 농가들을 상대로 하는 ‘친환경 안전축산 직불제’라던가, 유기축산 인증 농가들을 대상으로 한 지자체들의 인증 비용 지원, 신규 농가 컨설팅 사업 등이 있는데요. 많은 농가분들이 이런 제도가 있는지, 내가 대상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일례로 며칠 전에 한 농가로부터 연락을 받았었는데요. ‘친환경 안전축산 직불제’라는 지원제도가 있는데 본인은 모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농가는 무항생제 인증 농가였어요. 무항생제 인증 농가의 경우에는 2018년 3월부터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었는데 스스로 지원 대상자라고 생각하셨던 거죠. 이런 분들이 한두 분이 아니거든요. 친환경 농축산업의 확대를 위한 많은 지원이 있지만 이에 대한 좀 더 섬세한 홍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기존에 꾸준히 친환경 농축산업을 실천하고 있는 농가들을 대상으로도 보다 지원책이 확대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구요.

 

Q.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제 생각에 요즘 소비자분들은 과거보다 조금 더 성숙하고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감히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소비자분들이 지속가능한 축산물과 관련된 각기 다른 인증들의 취지를 더 공부하시면 구매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예컨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축산물의 경우는 말 그대로 가축들의 생리와 행복에 초점을 맞춘 인증이라 사육시설에 대한 기준이 다른 인증보다 엄격해요. 그리고 무항생제축산물 인증은 말 그대로 질병 취약시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항생제 등의 동물용의약품을 금지하는 축산물에 부여되는 인증이고요. 그리고 유기축산물 인증은 핵심 기준이 ‘100% 유기농 사료 급여’와 ‘자유로운 사육환경 조성’에 있습니다. 이러한 인증이 가진 컨셉과 기준에 대해 알면 내가 지향하는 가치에 맞는 식품을 구매할 수 있죠. 물론 구매하실 때는 인증마크만 확인하시면 되구요.

그리고 그 인증마크에 대한 신뢰도는 걱정하지 마세요. 저같은 수 많은 인증 심사원들과 심의관, 그리고 소속 기관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축산물에게만 부여하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아람 친환경농축산물 인증심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