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정보]영화와 다큐멘터리로 고민해보는 지속가능한 축산




몇 년 새 우리 사회는 영상 콘텐츠에 푹 빠진 사회가 됐습니다. 독서실에서 유튜브로 강의를 시청하는 학생들, 출퇴근길 버스 안에서 넷플릭스를 보는 직장인들, 식사를 하며 먹방 유튜버의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이 모든 모습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이 되었죠.

오늘은 영상에 더 익숙해진 우리네 입맛에 맞게 더 많은 분들이 더 쉽게 지속가능한 축산업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그 키워드가 되어줄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영상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동물권과 기후위기를 비롯한 환경문제 등 축산업이 마주한 과제들에 대해 보다 심층적이고 다양한 시각을 만날 수 있을거에요.

 


〈대지에 입맞춤을, Kiss the ground〉

그간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던 탄소가 사실 지구 생태계 순환의 기반이 되는 것이라면 믿어지시나요? <대지에 입맞춤을>에서는 탄소는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며, 과도한 탄소 배출이 문제이기 때문에 그 비율을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해답은 토양에 있습니다. 식물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 연료로 바꾸는데, 그 탄소 연료의 40%는 뿌리로 내려가 토양 미생물들의 먹이가 됩니다. 동시에 토양 미생물은 식물에 무기 영양소를 공급하죠. 이 과정에서 토양 미생물은 일종의 탄소 접착제라 볼 수 있는 글로말린을 만들어냅니다. 글로말린은 땅에 자리 잡아 공기와 물의 흐름을 조절하는데, 이는 결론적으로 ‘대기 중의 탄소가 토양에 고정된다’로 해석 가능합니다.

토양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으며, 그 어떤 방법보다 상대적으로 단시간에 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또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토양의 회복과 재생에 힘쓰는 것이 중요한 의제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 농업은 집약적으로 단일작물을 생산하며,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고 경운을 통해 토양의 재생력을 빠르게 고갈시키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해서 생산된 옥수수, 대두 등의 작물들은 땅 위의 풀 대신에 가축들의 먹이로 쓰이는데요. 풀을 뜯고 땅을 밟고 그 위에 천연 퇴비를 줄 수 있는 가축들의 역할이 토양의 재생에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현대 축산업 또한 마찬가지로 토양 고갈에 일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지에 입맞춤을>에서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도 해답을 제시합니다. 생산자는 토양을 존중하는 영속적인 농업, 윤환방목 등의 방법으로 토양을 살릴 수 있습니다. 더불어 소비자는 재생 농법으로 생산된 무농약, 제철 작물 등을 먹고, 공장식으로 생산된 축산물은 소비를 지양해야 합니다. 이러한 소비자들이 늘어갈수록 생산법을 바꾸는 생산자들도 더 늘어갈 테니까요. <대지에 입맞춤을>은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대지에 입맞춤을> ⓒkisstheground.com


 
〈카우스피라시, Cowspiracy>

다큐멘터리 감독 킵 앤더슨은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로 인해 모두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내용을 다룬 환경운동가 ‘앨 고어’의 영화를 본 후, 영화나 책 혹은 많은 환경단체에서 권장하는 방식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이어나갑니다. 어느 날 킵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모든 교통수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합친 양보다 많다는 UN의 한 보고서를 접하게 되고, 이로 인해 축산업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를 시작하며 영상이 시작됩니다.

‘Cow(소)’와 ‘Conspiracy(음모)’의 합성어인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에서는 말 그대로 축산업과 환경파괴 사이 감춰져있는 음모를 파헤치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킵은 오늘날 환경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 축산업인데, 왜 환경단체와 정부 및 관련 기관들은 사람들에게 오직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라’, ‘쓰지 않는 전기 코드는 뽑아둬라’, ‘물을 절약하라’ 같은 말만 전달하는지에 의문을 갖게 됩니다. 제작자 킵의 의문과 해답을 찾기 위한 그의 발자취를 통해 흘러가는 이야기는, 환경단체는 물론 축산협회와 농장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이뤄집니다.

그가 내린 결론은 환경보호를 위해 적게 먹고 채식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심지어 방목하며 좋은 환경에서 가축을 기르는 방식 등의 지속가능한 축산도 <카우스피라시>에서는 다소 비관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환경을 위해 축산업이 사라지는 것이 정말 해결책이 될까요? 2014년 다큐멘터리 공개와 함께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모았던 <카우스피라시>는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기도, 많은 이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그 판단은 시청자의 몫입니다.

<카우스피라시> ⓒNetflix

 


<군다, Gunda>

농장동물들은 어떻게 살아갈까요? 그들의 삶을 보다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다면, 빅토르 코사코프스키 감독의 동물 다큐멘터리 영화인 <군다>를 추천합니다. 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기획에 참여해 화제를 끈 영화 <군다>. 제목 <군다>는 영화에 등장하는 어미 돼지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군다>는 스토리가 따로 없습니다. 오히려 관찰 카메라로 담은 영상으로 제작된 체험적 영화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감독은 의도를 가진 그 어떤 디렉팅 없이 동물들을 있는 그대로 촬영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더해 감독은 영화를 흑백으로 제작하여 외형적인 방해 없이 관객이 오롯이 농장동물들의 영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군다> ⓒ네이버영화                          <군다> 스틸컷 ⓒ네이버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An Omnivorous Family's Dilemma>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국내 돼지 사육의 환경을 담아낸 최초의 장편 영화입니다. 영화는 제작자인 황윤 감독이 직접 주연으로 나섰습니다. 이 영화는 특히 국내 축산업계를 들썩이게 하기도 했죠.

육아에 치여 현생을 살아가는 영화감독 윤은 어느날 살아있는 돼지를 실제로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돼지를 실제로 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돼지를 보기란 쉽지 않은데요. 가까스로 촬영을 허가받은 윤은 산골짜기 한 농장에서 돼지들의 삶을 지켜보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돼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어미 ‘십순이’와 아기돼지 ‘돈수’ 등 이름까지 붙은 돼지들과 교감한 윤은 이후 더 이상 육식을 할 수 없다는 결심에 다다르는데요. 이후 윤은 남편 영준과의 첨예한 의견 대립을 합니다. ‘인간은 원래 잡식 동물이기에 식용으로 길러진 가축은 먹을 것이다’라고 선언한 영준. 윤은 남편과의 갈등은 차치하더라도 앞으로 어린 아들 도영을 위해 고기 반찬을 줄 수 있을지, 그렇다면 어떤 고기를 줘야 할지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영화는 윤과 영준의 의견 중 어느것이 옳은 것인지 결론을 내려주지 않습니다. 아마 그 판단은 영화를 보는 관객이 결정할 몫으로 보입니다.

<잡식가족의 딜레마> ⓒ네이버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 스틸컷 ⓒ네이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