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축산물도 유기농이 있는 줄 몰랐어요

‘유기농’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많은 이들은 유기농에 대해 ‘건강한’, ‘안전한’, ‘친환경’, ‘비싼’, ‘초록색’ 등 여러 단어와 그 이미지를 함께 연상한다. 오늘날 유기농은 과일, 채소, 식초 등 먹거리뿐만 아니라 의류, 화장품 등에 인증마크가 부착돼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유기농은 우리 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흔히 들을 수 있는 단어지만, ‘유기농’을 떠올렸을 때 ‘유기축산물’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유기농’과 ‘축산물’ 사이에 느껴지는 어떠한 괴리감이 있는 것일까?

이번에 만난 소비자는 경남 사천에서 아동복지시설인 ‘모모네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는 시설장이다. 여러 아이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만큼 꼼꼼하게 따지고 싶은 마음은 그 어느 소비자보다 클 것. 특히 축산물 선택에 있어서는 더 꼼꼼하게 따진다는 한경희 소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경희 소비자



Q. ‘모모네 그룹홈’에서는 어떤 아이들이 생활하나요?

많은 분들에게 ‘그룹홈’이란 개념 자체가 생소하실 겁니다. 그룹홈이란 학대, 방임, 가정해체, 빈곤 등으로 인해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위해 가정적인 환경에서 양육하고 아이들의 개별적 특성에 맞춰 교육, 정서, 자립, 원 가족 회복을 위한 아동복지시설입니다. 모모네 그룹홈은 그중에서도 여자 아이들만 생활하는 여아 그룹홈이죠.

‘모모네’라는 이름은 많은 분들의 필독 도서 ‘모모’에서 따온 그 이름이 맞아요. 모모네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책의 주인공 ‘모모’처럼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친구들로 자라나길 기대하는 마음에서랄까요?


Q. 좋은 일을 하고 계시네요. 아이들과 지내는데 애로사항은 없으신가요?

왜 없겠어요. 아이들은 각자 개성도 다르고 서로 하고 싶은 것도 다르잖아요. 특히 아이들이 서로 먹고 싶은게 다를 때는 솔직히 곤란하긴 합니다. 밥을 따로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Q. 아무래도 인원이 많으니 그렇겠네요. 그리고 아이들이니까 끼니마다 영양가와 안전도 더 신경쓰시겠어요.

맞아요.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아무거나 먹일 수는 없잖아요. 가급적이면 불량식품이나 인스턴트 제품들은 지양하고 특히 요리할 때 유기농이나 무농약 채소 등을 곁들이거나 인공 조미료를 좀 덜 쓰는 등 최대한 자연식과 가까운 방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피자, 햄버거, 떡볶이 등을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예 못 먹게 하지는 않고, 가급적 평소에는 건강하게 요리된 집밥으로 먹이려고 합니다.

 

Q. 채소는 친환경적인 것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 혹시 축산물도 그런가요?

무항생제 축산물이 익숙해서 종종 구매합니다.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고기라고 하니, 아이들에게 안전하게 먹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무항생제 축산물도 친환경축산물에 들어가는게 맞죠?


Q. 엄밀히 따지면 과거에는 친환경축산물 인증 안에 무항생제 인증이 포함되었지만, 현재는 무항생제 인증의 상위 개념인 유기축산물 인증이 유일한 친환경축산물 인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대신 무항생제 축산물이 항생제를 비롯한 동물용의약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에 친환경 개념의 범주 안에는 속한다고 볼 수 있죠.

그렇게 정확하게는 몰랐어요. 그리고 유기축산물에 대해서도 사실 얼마 전에 알았고, 그 유기축산물이 유일한 친환경축산물이란 사실도 지금 처음 알았어요. 진작 알았으면 유기축산물을 사볼 걸 그랬어요. 아이들 성장기에는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가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고기나 계란, 우유 등을 먹일 때 조금 더 신경쓰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드는 생각이 솔직히 ‘축산물’과 ‘유기농’ 이 두 단어의 매칭이 어색해 보여요. 식자재 말고 유기농을 떠올리면 유기농 면으로 만든 옷이라던가 생리대 정도? 그것도 사실 유기농으로 재배된 식물에서 거슬러온 것이니, 엄밀히 따지면 유기농이란 단어가 농산물을 포함한 땅에서 길러지는 식물에 주로 붙는다고 당연시 여겼던 것 같네요.


Q. 그렇다면 유기축산물이 보다 더 알려지고 단어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친숙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길러지는 가축들이 유기농 농산물을 먹는다는 것을 더 많이 강조하면 프리미엄이 될 것 같아요. 환경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건강과 먹거리 안전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도 모두 좋은 것이니까요. 또 자연스레 유기농 농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납득해서 축산물까지 구매할 수 있게 되는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인증마크’, 꼭 확인하도록 적극 알려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장을 볼 때 ‘자연친화’, ‘환경친화’, ‘에코’ 등의 수식어들이 여러 축산물에 붙어서 판매되고 있는걸 종종 봤는데, 인증을 받지도 않았으면서 그렇게 적어놓으면 소비자들이 얼마나 헷갈리겠어요. 물론 각자의 방식대로 친환경적이고 건강하게 키웠다고는 자부하겠지만, 구매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히려 진짜 친환경 인증 축산물을 찾는데 혼동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제품에 붙은 여러 수식어들을 보기에 앞서서 정부 공식 인증마크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도 알리는게 중요해보입니다.


Q. 끝으로 아이들의 먹거리에 대해 걱정하는 소비자분들께 한 말씀 해주세요.

다 자란 성인들도 좋은 고기, 좋은 우유, 좋은 채소를 먹으려고 여러 가지 따져가며 구매하는데요. 모든 부모, 교사, 아니면 저같은 그룹홈 운영자들까지 아이들의 식단을 책임져야 할 때는 본인이 먹을 것보다 더 신중하게 선택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욕심이지만 저는 아이들이 “이 우유는 어떻게 만들어져요?”, “고기는 어디서 온 거에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그 가축들이 길러지는 곳과 축산물이 생산되는 시설들을 직접 보여줘도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증 축산물로 구매하려 노력하고요,

아이들 식탁에 무엇을 올릴지 걱정된다면 인증제품을 꼭 사드세요. 같은 고기라도, 같은 계란이라도 종류도 너무 많고 고르기 힘들잖아요? 그럴 때 인증마크만 보고 사더라도 부끄러움이 없는 식단을 꾸릴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