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성장하고 시민 의식이 향상함에 따라, 동물복지를 고려해 생산한 축산물의 소비와 관련 식문화 또한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농장 동물의 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며 축산계 또한 자발적으로 동물복지를 위해 더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우리 정부는 ‘동물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최소화하고 동물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적절한 수의학적 처치, 쾌적한 사육 환경, 본래 습성 유지에 필요한 시설 등을 동물에게 제공하는 축산의 형태’인 ‘동물복지축산’을 실천하고 있는 농장에 인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 덕에 인증을 받는 농장들은 인도적인 축산 환경 조성에 힘쓰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내가 사 먹는 축산물의 사육 환경, 운송, 도축이 가축의 복지를 고려해 생산된 것인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 표시
그런데 정작 소비자가 동물복지축산물을 구매하려고 할 때 찾기 쉬운 인증 축산물이 있는 반면, 어떤 축산물은 어디에서 판매하는지 눈을 크게 떠봐도 찾기 힘듭니다. 이는 전체 축산 대비 규모가 작기도 하고 정보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지만, 실제로 어떤 축산물은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이 너무 적고 심지어는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동물복지축산농장, 늘어나곤 있지만… 축종별 불균형 심각
2024년 3월 기준 전국 동물복지축산농장은 461개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산란계(242개), 육계(159개), 젖소(29개), 돼지(22개), 한우(9개)로 닭을 기르는 농장에 동물복지 인증이 다소 쏠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각각 2015~2016년도에 인증을 개시한 염소와 오리는 인증을 받은 농장이 없으며 인증제 실시 이후 단 한 곳도 받은 이력도 없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전체 축산농가 중에서 가장 많은 수의 축산 농가가 있는 한우(87,128개)의 경우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가가 단 9곳으로, 그 수가 가장 적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다음으로 많은 돼지(5,634개)도 단 22곳으로, 전체 동일 축종 농장 대비 동물복지 인증 농장 비율은 한우(0.01%), 돼지(0.35%)로 나타났습니다. 산란계(25.63%), 육계(10.28%)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비율입니다.


닭에 편중된 동물복지축산농장, 그 이유는?
닭은 왜 다른 축종보다 동물복지 인증 농장이 많은 것일까요?
계란을 낳는 산란계의 경우, 한 번 알을 낳으면 따로 도축이나 운송 기준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축종보다 인증을 받는 조건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습니다. 농장에서는 인증 기준에 맞춰 건강하게 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또한 동물복지 계란을 향한 선호도는 다른 축산물에 비해서도 높은 편인데요.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 먹는 동물복지 축산물은 계란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한편 도축과 운송의 기준이 반영될 필요가 없는 것은 젖소의 우유도 마찬가지지만, 이는 아직 국내에서는 동물복지 인증의 프리미엄이 우유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인증을 받은 젖소 농가가 적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동물복지 인증 하림 도계장 ⓒ하림
‘위탁사육’ 자리 잡은 닭고기 산업
그렇다면 계란이나 우유처럼 농장에서 바로 생산물이 나오지 않아, 도축·운송까지 인증 기준을 지켜야 하는 동물복지 육계 농가는 왜 다른 축종에 비해 그 비율이 높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위탁사육’에 있습니다. 위탁사육은 업체가 농가에게 생산을 위탁하여 농가가 가축을 대신 길러주는 방식입니다. 위탁사육을 하면 사육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을 업체가 담당하게 됩니다. 도축·운송을 비롯한 다른 과정은 업체에서 동물복지 인증기준에 맞게 알아서 해주니, 농가는 닭을 인증기준에 맞춰 기르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 동물복지 육계 농가의 대부분이 이 위탁사육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도축장 근처에 몰린 동물복지축산농장
이렇다보니 동물복지 도축장이 위치한 지역으로 동물복지 인증 농가가 편중되는 지역 쏠림 현상도 심한 편입니다. 동물복지 도계장이 위치한 전북 지역에만 동물복지 인증 육계 농가가 120곳이 위치해 전국 동물복지 육계 농가의 80%에 달했으며, 전국 20곳이 있는 동물복지 돼지 농가는 동물복지 도축장이 위치한 경기도에 16곳이 위치해 지역 쏠림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우·돼지 동물복지 도축장은 전국에 단 3곳
개인 축산농가가 동물복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농장 사육환경 기준은 물론, 도축과 운송 기준까지 농가가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예컨대 인증기준에 맞는 도축장을 직접 찾아보아하고, 운송 과정에서도 농장주가 직접 책임지고 유통까지 생각해야 하는 등 위탁사육 방식의 농가에 비해 고려할 사항이 많습니다. 이러한 개인 농가는 특히 한우, 돼지 등 포유류 사육 농가에 많이 분포돼 있는데요. 이중에서도 한우 농가의 대부분이 개인 사육 농가입니다.
축산물은 어느 식품보다도 신선도가 생명이며, 등급제를 사용하는 한우의 특성상 장거리 이동은 제품의 신선도에 영향이 가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조건들 때문에 실제 동물복지 인증을 받으려는 한우 농가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단 소규모 농가라면 도축장에서도 꺼리는게 사실입니다. 또한 동물복지 포유류 도축장은 국내 단 세 곳 밖에 없으며, 그마저도 한 곳은 수요가 없어 인증을 더는 유지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한우와 돼지는 동물복지 인증 기준에 맞춰 길러도 도축할 곳이 마땅치 않다’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관심과 노력, 대책 마련돼야…
이것이 바로 동물복지 한우와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는데도, 마트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또 원하는만큼 환경, 동물권 등의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며, 더 이상은 축산업 내 동물복지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유기축산, 방목생태축산과 함께 동물복지축산은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핵심 가치를 담은 축산 형태입니다. 이제는 정부와 축산업계가 조금 더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항까지 하나씩 체크해 볼 때가 아닐까요?
경제가 성장하고 시민 의식이 향상함에 따라, 동물복지를 고려해 생산한 축산물의 소비와 관련 식문화 또한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농장 동물의 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며 축산계 또한 자발적으로 동물복지를 위해 더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우리 정부는 ‘동물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최소화하고 동물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적절한 수의학적 처치, 쾌적한 사육 환경, 본래 습성 유지에 필요한 시설 등을 동물에게 제공하는 축산의 형태’인 ‘동물복지축산’을 실천하고 있는 농장에 인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제’ 덕에 인증을 받는 농장들은 인도적인 축산 환경 조성에 힘쓰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내가 사 먹는 축산물의 사육 환경, 운송, 도축이 가축의 복지를 고려해 생산된 것인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 표시
그런데 정작 소비자가 동물복지축산물을 구매하려고 할 때 찾기 쉬운 인증 축산물이 있는 반면, 어떤 축산물은 어디에서 판매하는지 눈을 크게 떠봐도 찾기 힘듭니다. 이는 전체 축산 대비 규모가 작기도 하고 정보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지만, 실제로 어떤 축산물은 동물복지 인증 축산물이 너무 적고 심지어는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동물복지축산농장, 늘어나곤 있지만… 축종별 불균형 심각
2024년 3월 기준 전국 동물복지축산농장은 461개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산란계(242개), 육계(159개), 젖소(29개), 돼지(22개), 한우(9개)로 닭을 기르는 농장에 동물복지 인증이 다소 쏠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각각 2015~2016년도에 인증을 개시한 염소와 오리는 인증을 받은 농장이 없으며 인증제 실시 이후 단 한 곳도 받은 이력도 없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전체 축산농가 중에서 가장 많은 수의 축산 농가가 있는 한우(87,128개)의 경우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가가 단 9곳으로, 그 수가 가장 적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다음으로 많은 돼지(5,634개)도 단 22곳으로, 전체 동일 축종 농장 대비 동물복지 인증 농장 비율은 한우(0.01%), 돼지(0.35%)로 나타났습니다. 산란계(25.63%), 육계(10.28%)에 비해서 현저히 낮은 비율입니다.
닭에 편중된 동물복지축산농장, 그 이유는?
닭은 왜 다른 축종보다 동물복지 인증 농장이 많은 것일까요?
계란을 낳는 산란계의 경우, 한 번 알을 낳으면 따로 도축이나 운송 기준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축종보다 인증을 받는 조건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습니다. 농장에서는 인증 기준에 맞춰 건강하게 기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또한 동물복지 계란을 향한 선호도는 다른 축산물에 비해서도 높은 편인데요.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 먹는 동물복지 축산물은 계란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한편 도축과 운송의 기준이 반영될 필요가 없는 것은 젖소의 우유도 마찬가지지만, 이는 아직 국내에서는 동물복지 인증의 프리미엄이 우유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인증을 받은 젖소 농가가 적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동물복지 인증 하림 도계장 ⓒ하림
‘위탁사육’ 자리 잡은 닭고기 산업
그렇다면 계란이나 우유처럼 농장에서 바로 생산물이 나오지 않아, 도축·운송까지 인증 기준을 지켜야 하는 동물복지 육계 농가는 왜 다른 축종에 비해 그 비율이 높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위탁사육’에 있습니다. 위탁사육은 업체가 농가에게 생산을 위탁하여 농가가 가축을 대신 길러주는 방식입니다. 위탁사육을 하면 사육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을 업체가 담당하게 됩니다. 도축·운송을 비롯한 다른 과정은 업체에서 동물복지 인증기준에 맞게 알아서 해주니, 농가는 닭을 인증기준에 맞춰 기르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 동물복지 육계 농가의 대부분이 이 위탁사육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도축장 근처에 몰린 동물복지축산농장
이렇다보니 동물복지 도축장이 위치한 지역으로 동물복지 인증 농가가 편중되는 지역 쏠림 현상도 심한 편입니다. 동물복지 도계장이 위치한 전북 지역에만 동물복지 인증 육계 농가가 120곳이 위치해 전국 동물복지 육계 농가의 80%에 달했으며, 전국 20곳이 있는 동물복지 돼지 농가는 동물복지 도축장이 위치한 경기도에 16곳이 위치해 지역 쏠림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우·돼지 동물복지 도축장은 전국에 단 3곳
개인 축산농가가 동물복지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농장 사육환경 기준은 물론, 도축과 운송 기준까지 농가가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예컨대 인증기준에 맞는 도축장을 직접 찾아보아하고, 운송 과정에서도 농장주가 직접 책임지고 유통까지 생각해야 하는 등 위탁사육 방식의 농가에 비해 고려할 사항이 많습니다. 이러한 개인 농가는 특히 한우, 돼지 등 포유류 사육 농가에 많이 분포돼 있는데요. 이중에서도 한우 농가의 대부분이 개인 사육 농가입니다.
축산물은 어느 식품보다도 신선도가 생명이며, 등급제를 사용하는 한우의 특성상 장거리 이동은 제품의 신선도에 영향이 가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조건들 때문에 실제 동물복지 인증을 받으려는 한우 농가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단 소규모 농가라면 도축장에서도 꺼리는게 사실입니다. 또한 동물복지 포유류 도축장은 국내 단 세 곳 밖에 없으며, 그마저도 한 곳은 수요가 없어 인증을 더는 유지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한우와 돼지는 동물복지 인증 기준에 맞춰 길러도 도축할 곳이 마땅치 않다’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관심과 노력, 대책 마련돼야…
이것이 바로 동물복지 한우와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는데도, 마트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또 원하는만큼 환경, 동물권 등의 문제가 수면 위에 떠오르며, 더 이상은 축산업 내 동물복지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유기축산, 방목생태축산과 함께 동물복지축산은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한 핵심 가치를 담은 축산 형태입니다. 이제는 정부와 축산업계가 조금 더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사항까지 하나씩 체크해 볼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