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정보]음악 듣는 소, 레이저 쫓는 닭… 축산을 바꾸는 기발한 아이디어

축산업은 오랫동안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산성 향상은 물론 동물복지와 환경 문제까지 함께 고려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동물의 습성과 행동을 활용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실제 축산 현장과 연구에 적용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생산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연스러운 행동을 유도하거나 환경 부담을 낮추는 등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한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우유를 짜는 젖소

영국의 일부 낙농가에서는 젖소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로봇 착유기에서 발생하는 기계 소음을 줄여 소들이 안정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이 착유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d8c0f787602c2.pngAI 생성 이미지

농장에서는 클래식 음악은 물론 최근에는 재즈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틀어주고 있습니다. 음악이 반복적으로 착유 환경과 연결되면서 소가 자연스럽게 착유를 준비하게 되고, 스트레스가 줄어 우유 분비가 더 원활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조건반사를 설명하는 '파블로프의 개' 실험과 유사한 원리로 설명된다고 합니다.

농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음악이 소뿐 아니라 작업자들의 긴장도 함께 낮춰 보다 편안한 작업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레이저를 쫓아다니는 닭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연구진은 육계의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색다른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바닥에 작은 빨간 레이저 점을 움직여 닭들이 이를 따라다니도록 한 것입니다.

닭은 움직이는 작은 물체를 곤충처럼 인식하는 습성이 있는데, 연구진은 이러한 본능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운동을 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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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습니다. 레이저를 접한 닭들은 더 자주, 더 오래 걸었으며 먹이통과 급수기를 더 자주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체중 증가와 사료 효율이 개선됐고, 뼈 밀도도 높아졌습니다. 활동량이 늘었음에도 발바닥 상처나 피부 손상은 증가하지 않았으며, 혈액 속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 수치도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무엇보다 닭이 원할 때만 레이저를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해 동물 스스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한 점이 동물복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도 화장실을 배워요

독일과 뉴질랜드 공동 연구진은 소에게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훈련하는 '무루(MooLoo)'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방법은 어린아이 배변훈련과 비슷합니다. 소가 지정된 공간에서 소변을 보면 먹이로 보상하고, 다른 곳에서 배뇨하면 짧게 찬물을 분사해 올바른 장소를 학습하도록 유도했습니다.

2a24717f068aa.png화장실을 쓰기 위해 움직이는 송아지 ⓒFarm Animal Biology Germany

연구 결과 대부분의 소는 약 20~25회의 배뇨 경험만으로 화장실 사용법을 익혔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환경 때문입니다. 소의 소변에는 질소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토양과 하천의 질산염 오염을 일으키고, 강력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₂O) 발생의 원인이 됩니다. 연구진은 소변을 한곳에 모아 처리하면 수질 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동시에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드론으로 가축의 건강을 살펴요

호주 서호주 1차산업·지역개발부(DPIRD)는 드론을 활용한 가축 건강·복지 모니터링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진은 양과 소를 대상으로 소형 드론과 차량을 이용한 관찰 방식을 비교한 결과, 성능이 우수한 소형 드론을 적절한 거리에서 운용하면 동물을 거의 놀라게 하지 않으면서도 건강 상태와 복지 수준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8eb1746d50816.png드론으로 촬영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양들 ⓒDRIPD

특히 드론은 질병이나 이상 행동을 원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어 사람이나 차량이 직접 접근하는 것보다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었으며,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저장해 이후 다시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도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드론 활용이 가축의 스트레스를 줄일 뿐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을 높이고, 방역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새로운 축산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