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가들]지속가능한 한우를 키우는 전국 방목생태축산농장

넓은 초지 위를 천천히 걸으며 풀을 뜯는 소들, 계절의 흐름에 따라 회복되는 목초지, 그리고 자연과 공존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축산. 최근 축산업에서는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환경과 동물복지,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방목생태축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방목생태축산은 가축을 초지에 방목해 키우며, 토양과 초지의 건강을 함께 관리하는 사육 방식입니다. 가축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뿐 아니라, 윤환방목 등을 통해 초지 훼손을 줄이고 자연 순환을 고려한 축산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국내에도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방목 축산을 이어가는 목장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초지 방목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며 건강한 한우를 키우고 있는 방목생태축산농장들을 소개합니다.

 

40년 넘게 이어온 평창의 윤환방목 한우 목장, 평창 ‘청정도래덕목장’

강원 평창 해발 650m 산자락에 위치한 청정도래덕목장은 이름 그대로 깨끗한 초지에서 한우를 키우는 방목 목장입니다. 이곳의 정경화 대표는 1979년부터 초지 방목 사육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약 130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습니다. 특히 번식우와 송아지를 중심으로 윤환방목을 실천하며, 소들이 넓은 초지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의 초지가 처음부터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목장 조성 초기에는 망초와 고사리, 쑥 같은 잡초가 무성해 초지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정 대표는 오랜 시간 토양과 환경을 꾸준히 관리하며 현재의 방목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특히 초지 곳곳에는 자동급수대를 설치해 소들이 언제든 깨끗한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더 나은 방목 환경을 만들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등 방목 축산 선진국을 직접 찾아 사례를 배우고, 이를 목장 운영에 적용해왔습니다. 그의 꾸준한 노력은 최근 열린 제8회 청정축산 환경대상에서 한우부문 최우수상 수상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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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그늘 속에서 소들이 자라는 곳, 평창 ‘삿갓봉목장’

강원 평창에 위치한 삿갓봉목장은 약 200두의 소들을 방목 사육하고 있는 목장입니다. 넓게 펼쳐진 초원과 맑은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초지 한가운데 자리한 커다란 나무들은 목장의 상징 같은 존재로 꼽힙니다.

이 나무들은 아름다운 경관을 만드는 동시에, 방목 중인 소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더운 날이면 소들이 나무 아래에 모여 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자연의 흐름에 맞춰 살아가는 방목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삿갓봉목장은 자연 친화적인 사육 환경과 방목 한우의 가치를 인정받아, 충남 서산의 대곡목장과 함께 현대백화점 명절 선물세트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환경과 동물복지를 함께 고려한 건강한 한우 목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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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호를 품은 ‘한국의 알프스’, 춘천 ‘해피초원목장’

강원 춘천에 위치한 해피초원목장은 7만 평 규모의 초지에서 한우를 방목 사육하는 목장입니다. 1993년 외환딜러 생활을 뒤로하고 춘천에 정착한 최영철 대표가 한우 농장으로 시작해,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목 중심의 목장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처럼, 해피초원목장은 춘천호를 품은 산자락과 넓게 펼쳐진 초지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초지 위를 자유롭게 거니는 한우와 양들의 모습은 목장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이곳은 단순한 축산 농장을 넘어 교육과 체험의 공간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방목생태축산농장 지정은 물론, 강원한우체험농장과 교육부·농촌진흥청의 진로탐구체험학습처 인증도 받았으며, 노새·면양·조랑말·기니피그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나볼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해피초원목장의 대표 먹거리인 ‘한우 버거’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BTS 멤버들이 방문해 먹은 곳으로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일부러 찾을 정도로 목장을 대표하는 인기 메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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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와 한우가 함께 살아가는 친환경 목장, 서산 ‘대곡목장’

충남 서산에 위치한 대곡목장은 아름다운 방목지 풍경으로 잘 알려진 한우 목장입니다. 김응수 대표는 선대부터 50년 넘게 이어져 온 방목 사육 방식을 지켜오며, 소들이 넓은 초지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방목 중인 소들 곁으로 백로 떼가 함께 어우러지는 이색적인 풍경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백로들은 단순히 경관적인 요소에 그치지 않고, 초지의 진드기와 쇠파리 등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며 친환경적인 방제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약품 사용을 줄이면서도 자연 생태계와 공존하는 방목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입니다.

이처럼 자연과 함께하는 방식으로 정성껏 길러진 대곡목장의 한우는 품질과 가치를 인정받아 현대백화점 명절 선물세트에 납품되기도 했으며, 꾸준한 관심 속에 빠른 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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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소답게… 정성으로 기른 목초 한우, 정읍 ‘다움농장’

전북 정읍에 위치한 다움농장은 자유방목 동물복지인증과 그래스페드(Grass-fed) 방식을 함께 실천하는 한우 농장입니다. 다움농장의 손영수 대표는 “소를 소답게 키운다”는 철학 아래, 1만 평이 넘는 조사료포에서 직접 재배한 풀을 사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목장에서는 초지를 구역별로 나눠 순환시키는 윤환방목 방식을 운영하며, 과방목으로 인한 토양 황폐화를 줄이고 초지 회복 시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넓은 초지에서 자유롭게 자란 한우는 목초 특유의 담백한 풍미와 깔끔한 맛이 특징입니다.

다움농장은 단순히 한우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동물복지와 환경을 함께 고려한 지속가능한 축산 모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는 ‘그래스페드 마켓’을 통해 목초한우와 곰탕 제품 등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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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이어온 제주 공동목장 문화의 가치, 서귀포 ‘수망리공동목장’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수망리공동목장은 1926년 설립돼 약 10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제주 전통 목장입니다. 람사르 등록습지인 물영아리오름을 품고 있는 이곳은 제주 자연이 잘 보존된 아름다운 방목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수망리공동목장은 제주도의 독특한 공동목장 문화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곳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함께 130ha 규모의 광활한 공동 방목지를 관리하며, 각 가정에서 키우는 한우들을 자유롭게 방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축산 농장을 넘어 지역 공동체와 전통 목축 문화가 함께 살아있는 공간인 셈입니다.

이 같은 가치를 인정받아 수망리공동목장은 제주도 최초의 방목생태축산농장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방목생태축산의 우수 사례이자, 제주 전통 목축 문화를 계승하는 향토 유산으로 자리 잡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목장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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