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산악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계절에 따라 가축을 자연 초지에 방목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습니다. 여름철이 되면 소와 양, 염소들은 시원한 고산 목초지로 올라가 자유롭게 풀을 뜯으며 지내고, 계절이 바뀌면 다시 마을과 겨울 목초지로 이동합니다. 이러한 계절 방목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산지 초지를 활용해 가축을 기르고 지역 생태와 목축 문화를 함께 유지해온 전통적인 사육 방식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유럽 곳곳에서는 이러한 방목 문화의 흐름을 기념하는 축제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는 여름 방목을 마친 가축들이 화려하게 장식된 채 산에서 내려오는 귀향 행렬이 펼쳐지고, 스페인에서는 과거 이동 방목 경로를 따라 수천 마리의 양 떼가 도시를 가로지르며 전통 유목 문화를 재현합니다. 각 나라의 축제는 형태는 다르지만, 자연과 계절에 맞춰 가축을 기르던 유럽의 오랜 방목 문화를 오늘날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염소들과 함께 내려오는 알프스의 가을

시민들이 마을로 돌아오는 염소들과 목동들을 환영하고 있다 ⓒvisitfiemme.it
이탈리아 북부 발 디 피엠메(Val di Fiemme)의 카발레세(Cavalese)에서는 매년 9월이 되면 산지 방목을 마친 염소들과 목동들이 마을로 돌아오는 전통 축제, ‘라 데스몬테가다 데 르 카오레(La Desmontegada de le Caore)’가 열립니다. 올해 축제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진행됩니다. ‘데스몬테가다(Desmontegada)’는 여름 동안 고산 목초지에서 방목하던 가축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시기를 뜻합니다.
이 축제에서는 화려하게 장식된 염소들과 사육자들이 카발레세 거리 행진에 나서며, 음악과 민속 공연이 어우러져 알프스 산골 마을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행사 기간 동안 방문객들은 발 디 피엠메 지역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현지 미식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일출·일몰 산책, 고산지대 아페리티프, 마을 광장에서 열리는 공연과 휴식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며, 카발레세와 ‘피엠메 공동체(Magnifica Comunità di Fiemme)’의 역사와 전통도 함께 소개됩니다.
또한 목동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외양간과 알프스 전통 목장인 ‘말가(malga)’를 방문하거나, 지역 특산물 시식과 워크숍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축제의 또 다른 중심 행사인 전통 먹거리 장터 ‘마니피치 프로도티 디 피엠메(Magnifici Prodotti di Fiemme)’에서는 치즈와 유제품, 향토 음식 등 발 디 피엠메의 대표 미식들을 만날 수 있어, 지역 고산 목축 문화의 매력을 한층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스위스, 꽃관을 쓴 소들의 귀향 행렬
날이 짧아지고 산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알프스 고산 목초지에서 여름을 보낸 가축들과 목동들은 다시 계곡 마을로 내려옵니다. 스위스에서는 이 시기의 ‘가축 귀향(Cattle Descent from Alpine Pastures)’이 가장 아름답고 상징적인 알프스 전통 축제 가운데 하나로 여겨집니다. 소와 양, 염소들은 나뭇가지와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채 마을로 행진하며, 사람들은 이를 축제처럼 맞이합니다.
여름 동안 스위스 알프스에는 약 40만 마리의 소와 20만 마리의 양·염소, 심지어 알파카까지도 산 위 목초지에서 방목 생활을 합니다. 이들이 무사히 산 아래로 돌아오는 날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공동체 행사였습니다. 본래 이 풍습은 사고나 가축 손실 없이 여름 방목을 마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보통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열립니다.

스위스 프리부르 주 샤르메이에서 귀향하는 소들의 모습 ⓒmyswitzerland.com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꽃관을 쓴 소들입니다. 목동들은 무리 가운데 가장 많은 우유를 생산했거나 무리를 이끈 소를 골라 특별히 장식합니다. 이 꽃관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 ‘취애플(Tschäppl)’이라 불리며, 농가마다 형태와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해바라기, 국화, 달리아 같은 계절 꽃과 나뭇가지를 활용해 만들고, 큰 장식에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종이꽃을 섞기도 합니다. 지역 전통에 따라 십자가나 목재 장식판, 거꾸로 매단 착유 의자, 혹은 소의 뿔 자체를 장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축 귀향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물듭니다. 거리에는 시장과 먹거리 부스가 들어서고, 전통 음악 공연과 지역 음식 행사가 이어집니다. 화려하게 꾸민 가축들의 행진은 물론, 스위스 전통 의상과 수놓은 가죽 끈이 달린 대형 방울도 눈길을 끕니다. 요들송과 알프호른 연주 역시 축제의 상징적인 요소입니다.
방문객들은 지역 장인들의 수공예품을 구경하거나 알프스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 동안 알프스 목장에서 만든 치즈를 목동들에게 공식적으로 나누는 행사도 열립니다. 이처럼 스위스의 가축 귀향 축제는 단순한 이동 행사가 아니라, 알프스 목축 문화와 공동체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계절의 의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을 가로지르는 수천 마리 양 떼
마드리드 양 떼 이동 축제(Fiesta de la Trashumancia)는 매년 10월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에서 열리는 전통 행사로, 계절에 따라 가축과 함께 이동하던 스페인의 오랜 유목·이동 방목 문화인 ‘트라슈만시아(Trashumancia)’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됩니다.
ⓒDiario de madrid
이 축제에서는 수천 마리의 양 떼가 목동들과 함께 마드리드 중심부를 가로지르며, 말과 황소 등 다양한 가축들도 행렬에 동참합니다. 전통 망토와 복장을 입은 목동들이 양들을 이끄는 모습은 현대 도시 한복판에서 과거의 목축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이 전통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과거 스페인 목동들은 여름 동안 북부와 산악 지역의 목초지에서 가축을 방목한 뒤, 겨울이 오기 전에 더 따뜻한 남부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1418년 스페인 왕정은 이러한 계절 이동 방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목동들에게 이동 권한을 부여했고, 이후 목동들은 일정 비용을 시 의회에 지불하는 조건으로 마드리드 중심부를 지나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통행세를 지불하는 모습 ⓒDiario de madrid
그러나 1561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가 수도를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옮기면서 도시가 확장됐고, 전통적인 가축 이동 경로도 점차 사라지게 됐습니다. 이후 오랫동안 도심에서 양 떼를 보기 어려워졌지만, 1994년부터 목동들과 관련 단체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이동 경로와 방목 권리를 되찾자”는 의미로 다시 양 떼를 이끌고 마드리드 거리를 행진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축제에서는 과거의 관습도 상징적으로 재현됩니다. 목동 대표는 마드리드 시에 양 떼의 통행세를 지급하는 의식을 진행하는데, 이는 과거 양치기들이 양 천 마리당 일정 금액을 시 의회에 내고 도심을 통과하던 전통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유럽의 산악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계절에 따라 가축을 자연 초지에 방목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습니다. 여름철이 되면 소와 양, 염소들은 시원한 고산 목초지로 올라가 자유롭게 풀을 뜯으며 지내고, 계절이 바뀌면 다시 마을과 겨울 목초지로 이동합니다. 이러한 계절 방목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산지 초지를 활용해 가축을 기르고 지역 생태와 목축 문화를 함께 유지해온 전통적인 사육 방식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유럽 곳곳에서는 이러한 방목 문화의 흐름을 기념하는 축제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와 스위스에서는 여름 방목을 마친 가축들이 화려하게 장식된 채 산에서 내려오는 귀향 행렬이 펼쳐지고, 스페인에서는 과거 이동 방목 경로를 따라 수천 마리의 양 떼가 도시를 가로지르며 전통 유목 문화를 재현합니다. 각 나라의 축제는 형태는 다르지만, 자연과 계절에 맞춰 가축을 기르던 유럽의 오랜 방목 문화를 오늘날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염소들과 함께 내려오는 알프스의 가을
시민들이 마을로 돌아오는 염소들과 목동들을 환영하고 있다 ⓒvisitfiemme.it
이탈리아 북부 발 디 피엠메(Val di Fiemme)의 카발레세(Cavalese)에서는 매년 9월이 되면 산지 방목을 마친 염소들과 목동들이 마을로 돌아오는 전통 축제, ‘라 데스몬테가다 데 르 카오레(La Desmontegada de le Caore)’가 열립니다. 올해 축제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진행됩니다. ‘데스몬테가다(Desmontegada)’는 여름 동안 고산 목초지에서 방목하던 가축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시기를 뜻합니다.
이 축제에서는 화려하게 장식된 염소들과 사육자들이 카발레세 거리 행진에 나서며, 음악과 민속 공연이 어우러져 알프스 산골 마을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행사 기간 동안 방문객들은 발 디 피엠메 지역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현지 미식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일출·일몰 산책, 고산지대 아페리티프, 마을 광장에서 열리는 공연과 휴식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며, 카발레세와 ‘피엠메 공동체(Magnifica Comunità di Fiemme)’의 역사와 전통도 함께 소개됩니다.
또한 목동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외양간과 알프스 전통 목장인 ‘말가(malga)’를 방문하거나, 지역 특산물 시식과 워크숍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축제의 또 다른 중심 행사인 전통 먹거리 장터 ‘마니피치 프로도티 디 피엠메(Magnifici Prodotti di Fiemme)’에서는 치즈와 유제품, 향토 음식 등 발 디 피엠메의 대표 미식들을 만날 수 있어, 지역 고산 목축 문화의 매력을 한층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스위스, 꽃관을 쓴 소들의 귀향 행렬
날이 짧아지고 산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면, 알프스 고산 목초지에서 여름을 보낸 가축들과 목동들은 다시 계곡 마을로 내려옵니다. 스위스에서는 이 시기의 ‘가축 귀향(Cattle Descent from Alpine Pastures)’이 가장 아름답고 상징적인 알프스 전통 축제 가운데 하나로 여겨집니다. 소와 양, 염소들은 나뭇가지와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채 마을로 행진하며, 사람들은 이를 축제처럼 맞이합니다.
여름 동안 스위스 알프스에는 약 40만 마리의 소와 20만 마리의 양·염소, 심지어 알파카까지도 산 위 목초지에서 방목 생활을 합니다. 이들이 무사히 산 아래로 돌아오는 날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공동체 행사였습니다. 본래 이 풍습은 사고나 가축 손실 없이 여름 방목을 마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보통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열립니다.
스위스 프리부르 주 샤르메이에서 귀향하는 소들의 모습 ⓒmyswitzerland.com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꽃관을 쓴 소들입니다. 목동들은 무리 가운데 가장 많은 우유를 생산했거나 무리를 이끈 소를 골라 특별히 장식합니다. 이 꽃관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 ‘취애플(Tschäppl)’이라 불리며, 농가마다 형태와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해바라기, 국화, 달리아 같은 계절 꽃과 나뭇가지를 활용해 만들고, 큰 장식에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종이꽃을 섞기도 합니다. 지역 전통에 따라 십자가나 목재 장식판, 거꾸로 매단 착유 의자, 혹은 소의 뿔 자체를 장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축 귀향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물듭니다. 거리에는 시장과 먹거리 부스가 들어서고, 전통 음악 공연과 지역 음식 행사가 이어집니다. 화려하게 꾸민 가축들의 행진은 물론, 스위스 전통 의상과 수놓은 가죽 끈이 달린 대형 방울도 눈길을 끕니다. 요들송과 알프호른 연주 역시 축제의 상징적인 요소입니다.
방문객들은 지역 장인들의 수공예품을 구경하거나 알프스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 동안 알프스 목장에서 만든 치즈를 목동들에게 공식적으로 나누는 행사도 열립니다. 이처럼 스위스의 가축 귀향 축제는 단순한 이동 행사가 아니라, 알프스 목축 문화와 공동체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계절의 의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을 가로지르는 수천 마리 양 떼
마드리드 양 떼 이동 축제(Fiesta de la Trashumancia)는 매년 10월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에서 열리는 전통 행사로, 계절에 따라 가축과 함께 이동하던 스페인의 오랜 유목·이동 방목 문화인 ‘트라슈만시아(Trashumancia)’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됩니다.
이 축제에서는 수천 마리의 양 떼가 목동들과 함께 마드리드 중심부를 가로지르며, 말과 황소 등 다양한 가축들도 행렬에 동참합니다. 전통 망토와 복장을 입은 목동들이 양들을 이끄는 모습은 현대 도시 한복판에서 과거의 목축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이 전통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과거 스페인 목동들은 여름 동안 북부와 산악 지역의 목초지에서 가축을 방목한 뒤, 겨울이 오기 전에 더 따뜻한 남부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1418년 스페인 왕정은 이러한 계절 이동 방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목동들에게 이동 권한을 부여했고, 이후 목동들은 일정 비용을 시 의회에 지불하는 조건으로 마드리드 중심부를 지나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561년 스페인 국왕 펠리페 2세가 수도를 톨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옮기면서 도시가 확장됐고, 전통적인 가축 이동 경로도 점차 사라지게 됐습니다. 이후 오랫동안 도심에서 양 떼를 보기 어려워졌지만, 1994년부터 목동들과 관련 단체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이동 경로와 방목 권리를 되찾자”는 의미로 다시 양 떼를 이끌고 마드리드 거리를 행진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축제에서는 과거의 관습도 상징적으로 재현됩니다. 목동 대표는 마드리드 시에 양 떼의 통행세를 지급하는 의식을 진행하는데, 이는 과거 양치기들이 양 천 마리당 일정 금액을 시 의회에 내고 도심을 통과하던 전통에서 비롯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