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정보]명절 선물에 퍼지는 친환경 트렌드…

유통업계, 가치소비 선물세트 확대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선물세트 준비에 나섰습니다.

예로부터 명절 선물은 가족과 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수단이자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였습니다. 과거에는 양과 격이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환경과 건강, 사회적 가치를 담은 선물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가치소비’ 흐름이 명절 선물 시장에도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주요 백화점들이 선보이는 선물세트는 단순 고급 식품을 넘어서, 유기축산물 인증, 저탄소 인증, 동물복지 기준, 친환경 포장재 등 ESG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입니다.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이에 맞춘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 유기농 한우 육종농가 ‘상강한우’ 선물 출시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전남 해남의 상강한우와 협력해 프리미엄 유기 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였습니다. 상강한우는 사육 밀도를 낮추고 가축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동물복지 기준을 충족했으며, 국내에서는 드물게 유기축산물 인증과 육종농가 인증을 동시에 취득한 유기농 한우 육종농가입니다.

육종농가는 우수한 혈통의 한우를 선발·교배해 송아지를 생산하고 보급하는, 이른바 ‘씨앗 농장’ 역할을 담당합니다. 현재 전국에 약 100여 곳만 존재하는 귀한 농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상강한우입니다.

롯데백화점과 상강한우의 이번 협업은 해남 유기 한우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명절 선물 시장에서 품질과 가치를 함께 담은 새로운 한우 선물세트를 선보이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백화점, 유기·방목생태축산·저탄소 한우 세트까지…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올해 정육·수산·청과·주류·건강식품 등 1,500여 종의 추석 선물세트를 마련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친환경 축산 상품입니다. 대표 상품으로는 전남 해남의 만희농장과 현우농장이 생산한 ‘동물복지 유기농 한우 매(梅)’가 있습니다. 해당 농가들은 유기축산물 인증을 받은 만큼, 100% 유기사료를 급여하고 화학 첨가물 없이 자연순환 농법을 실천해 한우를 길러내는 곳입니다. 여기에 저탄소 인증까지 더해 생산·유통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삿갓봉농장 방목생태축산 한우 세트’, ‘현중배농장 제주 흑한우 세트’, ‘대곡농장 방목생태축산 한우 세트’ 등도 함께 마련했습니다. 이는 아직 소비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방목생태축산농장 제도를 알리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대백화점의 한우 선물세트는 구이용 한우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와 지역별 특산 한우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산지별 우수 농가의 한우를 엄선한 점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현대백화점은 명절 한우 선물세트에 친환경·지역 특화·소비자 맞춤과 같은 요소를 두루 갖추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포장재까지 ESG로”

신세계백화점은 선물세트의 포장재까지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며 ESG 경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명절 선물세트의 80% 이상을 친환경 패키지로 바꾼 데 이어, 올해는 냉장·냉동 축산 전 제품에 100% 재생펄프 상자를 적용했습니다. 과일 선물세트에서도 기존 스티로폼 과일망을 전면 폐지하고, 옥수수 전분 기반 포장재를 도입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고객들이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가격보다 가치”…새로운 명절 풍속도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환경과 동물복지, 사회적 책임을 담은 선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과거에는 ‘비싼 한우 세트’가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면, 이제는 철학과 가치를 담은 선물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인 유행을 넘어, 향후 국내 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ESG 경영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