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정보]즐거운 축제에 친환경 한 스푼

무더위가 물러가고 가을 날씨가 완연한 요즘,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사들은 모두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이벤트지만, 그 과정에서 일회용품 남용, 다량의 쓰레기발생, 소음공해 등 다양한 환경문제를 발생시키곤 합니다.

지속가능성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반영한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사들은 환경보호, 동물복지, 유기농 등의 중요성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합니다.

이달에는 다양한 행사와 축제들을 통해 환경을 지키는 지속가능한 방식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활동들을 탐구해 보겠습니다. 각 행사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우리 식탁 위의 친환경을 책임지는 유기농 식품과 유기축산물 관련 박람회까지 소개해드립니다. 이러한 행사들은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동시에 지구를 지키는 데 기여하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분뇨와 빗물로 물을 아껴요, 호주 ‘메레디스 뮤직 페스티벌’

1991년 처음 열린 메레디스 뮤직 페스티벌은 매년 12월 호주 빅토리아주의 농촌 마을인 메레디스 인근에서 개최되는 야외 음악 행사입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도 이뤄지는 호주의 대표 축제 중 하나죠. 특히 진행 방식이 친환경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은 오늘날까지 식지 않는 이 축제의 인기 비결이기도 합니다.

메레디스는 한 달 평균 8mm의 비가 내릴 정도로 물이 매우 부족한 지역입니다. 이렇게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요. 특히 하루만 진행하는 축제도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캠핑을 하고 이때 물 사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메레디스 뮤직 페스티벌은 물을 확보하면서도 환경까지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분뇨를 퇴비화하고 1년 동안 빗물을 따로 모아 축제 기간 화장실, 샤워시설 등에서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축제 기간 화장실에서 사용한 물은 4만 5,000리터 정도로, 만약 재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으면 25만 리터의 물이 사용됐을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샤워부스에서도 개당 약 7만 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eredith Music Festival 23

 


환경에 진심인 예술 축제, 포르투갈 ‘붐 페스티벌’

1997년 뮤지컬 이벤트에서 시작해 현재는 다양한 예술 장르를 선보이는 페스티벌로 발전한 포르투갈의 ‘붐 페스티벌’. 이 행사는 지속가능성과 생태학적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다양한 수상을 한 축제입니다.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우수 그리너 페스티벌 어워드에서 총 7번의 수상, 유럽 페스티벌 어워드에서도 ‘올해의 그린클린 페스티벌’, ‘올해 가장 친환경적인 3대 페스티벌’, ‘올해 가장 환경 친화적인 이벤트’ 등으로 선정되는 등 이외에도 다양한 환경 관련 수상 이력이 있습니다.

붐 페스티벌은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축제 전후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종이, 금속, 유리 등은 모두 분류하며, 음식물 수거와 퇴비 화장실 운용 등 생분해성 물질의 경우 퇴비화할 수 있도록 힘씁니다. 지난해만 45.5톤의 유기성 폐기물이 유기농 퇴비로 만들어졌으며, 건강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다시 축제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또한 예술작품에 사용된 산업 폐기물까지 인증된 시설로 보내 관리합니다.

한편 주최측은 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 또한 환경을 위해 유기농 생산자로부터 식자재를 조달하며, 축제가 열리는 지역의 황폐화를 막고 지역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나무 식재, 관목류 그늘 조성 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존중이 담긴 축제,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영국 사우스웨스트 잉글랜드 서머싯주에 위치한 필튼 농장에서 열리는 현대 종합 예술 페스티벌로, 1970년에 지역의 농장주가 처음 개최한 후 현재까지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뮤직 페스티벌입니다.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은 축제 자체의 목적이 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운영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지속가능한 녹색 실천을 보여준 이들에게 상을 주는 ‘그린 트레이더스 어워즈(Green Traders Awards)’가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윤리적인 기준에 따라 탄소배출, 공정무역, 쓰레기 배출, 재활용 등 환경을 위해 힘쓴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입니다.

이밖에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는 환경을 위해 노력한 세심한 디테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축제에 참여하는 이들의 지속가능한 실천을 위해 일회용 전자담배, 일회용 페트병 음료 등을 금지합니다. 풍력과 태양열로 생산한 전기를 푸드 코너에서 사용하며,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화나 바이오가스 발전으로 활용합니다. 여기에 더해 폐식용유로 현장 발전기를 가동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활용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등의 단체와도 협업하며 기후변화와 지구 환경문제, 생물 다양성 문제,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의식 향상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내년 페스티벌 일정 ⓒGlastonbury Festival

 


전 세계 유기농 트렌드를 압축한 박람회, 독일 ‘BIOFACH’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요즘, 유기농 관련 행사 또한 주목할만합니다.

1990년부터 시작해 매년 2월마다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개최되는 ‘BIOFACH(국제유기산업박람회)’은 세계 최대 유기농 식품 박람회입니다. 다양한 국가에서 수천여 개의 전시업체가 모이는 행사로 유기농 농축산물 등 먹거리를 넘어서 화장품, 의류, 주류, 기술 등 유기농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만나볼 수 있는 박람회입니다.

올해는 90개국의 2,250개 전시업체가 BIOFACH에 참여해 신선, 냉동, 건조 제품 및 유기농 식품 관련 아이디어, 트렌드와 새로운 기술 등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지속가능하게 생산된 육류, 유제품 등 축산 관련 제품은 물론, 육류 대체 제품 등까지 친환경축산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과 기술들도 소개됐습니다.

BIOFACH은 단순히 유기농 제품의 소개뿐 아니라 유기산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나가고 있습니다. 유기농 인증 및 시장 동향 등과 관련된 토론, 교육 프로그램, 바이어와 공급업체 간의 글로벌 네트워킹, 지속가능성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플랫폼 등의 역할 등이 있습니다.

한편 BIOFACH은 독일을 넘어서 ‘BIOFACH AMERICA’, ‘BIOFACH JAPAN’ 등으로 파생되며 다양한 국가에서도 유기산업의 발전과 유기농의 확산에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