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가들]자연·동물·사람이 어우러지는 목장, 구례 지리산 치즈랜드

지리산의 맑은 기운을 품은 고장 전남 구례, 구례군 읍내에 흐르는 강줄기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보자. 자전거를 타고 30분 정도 달리다 보면 어느덧 커다란 구례호수공원과 함께 푸른 초지, 그리고 고즈넉한 정자와 꽃밭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음메~’ 송아지의 기분 좋은 울음소리와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는 덤으로 귀까지 즐겁게 해준다. 이렇게 도착한 이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농장, 지리산 치즈랜드다.


목장과 호수의 아름다운 어우러짐 ⓒ지리산 치즈랜드 인스타그램


지리산 치즈랜드는 본래 초원목장이라는 이름으로 1979년부터 젖소 두 마리의 착유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매일 신선한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2012년부터는 지리산 치즈랜드라는 이름으로 체험목장을 시작했는데, 40여년이 훌쩍 넘는 긴 세월동안 목장을 유지하며 구례의 대표 관광 명소로 자리잡은 그 비결은 박윤규 대표와 권한숙 대표 부부, 그리고 가족들의 노고 덕이다.

“과수원에 쓸 퇴비를 주고 싶어서 젖소 두 마리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40년이 흘러 지금까지 왔어요. 막상 기르기 시작하다보니 점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렇게 키우다보니 지금은 150마리나 되었습니다”

단순히 퇴비용으로 소를 기르기 시작했다는 권 대표. 그가 말하는 욕심이라는 것은 돈 욕심이 아닌 가축들이 살아가는 본연의 방식에 맞게 풀을 뜯으며 자유롭게 기르고 싶다는 욕심이다. 소들의 건강과 행복을 제일 먼저 우선시했기 때문일까? 처음 목장을 시작하여 얼마되지 않아 산간 개간을 통해 초지를 조성하고 몇 년뒤인 1984년부터 바로 방목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오래전부터 방목하여 기른 농장은 굉장히 드물어 사실상 방목생태축산농장 중에서도 대선배급이라고 볼 수 있다.


진열장과 그 주변에 빼곡이 놓인 각종 상패와 인증서들은 권 대표의 자부심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목장을 운영해온 탓인지 권 대표의 목장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도 그럴법한 것이 목장 카페 내부 한 켠에 위치한 장식장에 각종 지정서와 인증서, 수상내역들이 빼곡이 채워져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면 HACCP 인증과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깨끗한축산농장 지정은 물론 전라남도친환경농업대상,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친환경 축산농장 사진공모전 상장 등 입으로 말하기 아플 정도로 많다. 이렇게 많은 인증과 상을 받았지만, 권 대표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친환경축산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유기축산 전환컨설팅 사업에 대한 내용을 권 대표에게 안내해주자, 큰 관심을 보이며 고민해보겠다고 한다. 취재 내내 소탈하고 순박하게 웃던 인상이 사뭇 진지하게 바뀐 순간이었다. 이미 Non-GMO 사료를 급여하고 있음은 물론 소들에게 절대로 외국산 사료는 먹이고 싶지 않다는 권 대표의 신념이 강하기에, 몇 년 뒤에는 유기축산물 인증서가 장식장 한 곳을 차지한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지리산 치즈랜드 입구

지친 동물들이 휴식을 취하기 좋은 나무그늘


목장 입구에 들어서면 매표소를 지나 안내 표지판과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보면 양옆으로 펼쳐진 경사진 산자락에서 젖소들이 노닐며 풀을 뜯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평화로워 다가가서 함께 어울리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

이처럼 소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지만, 그렇다고 젖소들을 무턱대고 풀어 놓는 것은 아니다. 지리산 치즈랜드에서 소들을 풀어놓는 구획은 10개의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런 점을 활용해 한 군데서 풀을 며칠 뜯고 나면 그 다음 구역으로 옮겨 풀이 자랄 시간을 두는 것인데, 말 그대로 윤환 방목까지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순한 양들과 풀 먹이기 체험을 하는 어린이 ⓒ지리산 치즈랜드 인스타그램


지리산 치즈랜드에는 젖소들 뿐만 아니라 양들과 토끼들도 만나볼 수 있다.

“이리 온나”

권 대표의 한 마디에 양들이 졸졸 따라가는 모습을 보면 동물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줄지어가는 양들에게는 풀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입장료를 낸 어린이들에게 풀을 나눠주고 있으며 과식을 하면 안되기 때문에 양들에게 적정량을 급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지리산 치즈랜드 입구에는 치즈만들기 체험관이 있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치즈만들기 등의 체험은 현재 이용할 수 없지만 권 대표는 이 기간동안 치즈만들기 체험관에 향후 방문객들을 위한 식당을 세울 계획을 다지고 있었다.

 

만개한 수선화와 구례호수공원의 전경 ⓒ지리산 치즈랜드 인스타그램


지리산 치즈랜드는 특히 수선화 명소로도 유명하다. 수선화는 3월에서 4월 사이에 만개하는 꽃이기에 기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면 노란 수선화가 빼곡하게 심어진 3천여 평에 달하는 꽃밭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꽃밭과 호수가 함께 담기게 사진을 찍으면 목장 어디서나 찍어도 훌륭한 사진이 나오니 참고할 것.


지리산 치즈랜드의 인기만점 요구르트, 플레인과 딸기맛 두 가지로 즐길 수 있다 ⓒ지리산 치즈랜드 인스타그램


“가기 전에 요구르트 하나만 먹고 가요!”

취재 후 발길을 돌리는 권 대표의 말에 목장 초입에 위치한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에서는 다양한 음료와 간식을 비롯해, 이곳의 명물인 지리산 치즈랜드 요구르트를 판매 중인데, 온라인으로는 네이버스토어 ‘지리산하이디’(클릭 시 스토어로 이동)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정기배송 서비스로도 만나볼 수 있다. 현재 목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요구르트 한 품목이지만, 그 맛을 보면 요구르트에 자신감이 큰 이유를 알 수 있다. HACCP인증과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아 철저히 관리되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란 소들에게 얻은 원유는 물론, 유기농 설탕과 신선한 유산균을 사용해 그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 맛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좋아할 맛인데, 권 대표에게 요구르트를 받자마자 금세 한 통을 비웠다.


네이버스토어 '지리산하이디' (클릭 시 스토어로 이동)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젖소들이 방목하며 지내는데, 이처럼 동물들이 섭리에 맞게 길러져야 사람과 동물, 자연이 모두 행복한 축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 지리산 치즈랜드의 제품이 생산된다는 것도 소비자분들께 알리고 싶네요.”

권 대표는 요구르트 한 통을 비우는 사이 본인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축산의 모습을 내내 설명했다. 고령의 나이로 목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열정만큼은 젊은 축산인들에게 뒤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방목생태축산을 꾸준히 실천하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알리고 싶은 것도 많다는 권한숙 대표. 그의 열정 넘치는 모습에서 앞으로 더 가치있는 목장으로 성장할 지리산 치즈랜드의 모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