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정보]한우의 탄소중립 경쟁력, 세계 최상위 수준!


한우의 탄소중립 경쟁력, 세계 최상위 수준!
로컬푸드로 시작하는 탄소저감


탄소중립, ‘넷-제로(Net-Zero)’, 탄소 제로(carbon zero). 이런 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들립니다. 탄소의 발생을 줄이거나, 흡수해서 실제 탄소 발생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은 여러 산업에서 대두되고 있고, 당연히 농축산 및 식품업계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식품업계에서의 탄소중립은 산업적인 변화도 중요하지만, 소비의 변화 또한 강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탄소발생은 농축산물 등 식품 생산에서에서도 이뤄지지만 식품의 수송과 유통 등의 과정에서도 특히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음식이 생산에서 유통까지 이동한 거리를 ‘푸드 마일리지’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푸드마일리지…원거리 이동하는 음식 탄소 발생 높다


푸드 마일리지라는 개념은 1990년대 초, 영국의 ‘지속가능한 농식품 및 환경연합(SAFE)’에서 활동하던 학자 Tim Lang 교수에 의해 고안됐습니다. Lang교수는 푸드 마일리지의 계산값을 ‘식품 운송량(톤) × 이동거리(km)’로 설명했는데, <푸드 마일 보고서 : 장거리 식품 운송의 위험>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먼 곳의 원산지에서 먹거리가 소비지로 운송되면서 발생하는 오염 문제와 이동하는 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지적했죠. 식품을 운송하는 트럭이나 수송기 등이 기후위기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기 때문인데요. 결국 식량의 환경 영향을 평가할 때 이러한 푸드 마일리지는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그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이동을 위한 어마어마한 양의 화석연료와 신선도 보존을 위한 냉각시설과 에너지, 많은 포장재를 야기하게 됩니다.



'한우'의 탄소중립 경쟁력 높아…자급률 향상될수록 온실가스 배출 ↓


이러한 중 국내에서는 최근 ‘한우’의 탄소중립 경쟁력이 수입 소고기에 비해 2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한우 자급률이 10% 향상될 때마다 세계 소고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34만5,000톤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죠.


전북대학교 동물분자유전육종사업단(단장 이학교)은 최근 국내산 소고기와 수입소고기의 탄소중립 경쟁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한국동물유전육종학회지’에 발표했는데요. 해당 연구팀은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공표하는 ‘가축사육단계에서의 국가별 소고기 탄소발자국(배출강도)’과 지난 60여년간의 우리나라 소고기 생산 데이터를 분석하여 한우의 탄소중립 경쟁력과 그 이유에 대해서 밝혀냈습니다. 그 결과 한우의 탄소중립 경쟁력이 프랑스, 영국, 호주 등의 OECD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죠.

 


자세한 연구결과는 이렇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60여 년간 한우의 도체중량, 즉 지육량이 164% 증가했는데, 그 결과 한우의 탄소발자국은 83%, 연평균 3.1%나 감소했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결과라고 하는데요. 이는 모두 한우의 개량 덕분입니다. 한우의 개량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2002년~2020년 기간 동안 도체중량이 23%, 연평균 1.3% 증가한 것입니다. 한우 개량에 따른 소고기의 탄소발자국 감축에 대한 지속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생산 기준 온실가스 총배출량과 소비기준 온실가스 총배출량 동시에 줄여야 


사실 이러한 결과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각 국가의 축산물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총배출량과 함께 각 국가의 탄소중립 경쟁력을 알 수 있는 사육단계의 탄소발자국을 ‘배출강도’라는 항목으로 매년 공표하고 있어 도출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각 국가의 소고기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소고기 단위 생산 당 탄소배출량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 국가가 탄소중립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단지 자국의 소고기 생산량을 줄이고 수입을 통해 소비 수요를 맞추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죠. 예를 들어 한 국가에서 소고기 자급률을 낮추면, 국가 생산 기준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낮아집니다. 하지만 수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세계 소고기 온실가스 총배출량 측면에서는 별로 좋은 결과가 아닙니다. 특히 자국보다 탄소발자국이 높은 국가의 소고기를 수입하게 되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여기에 국가 간 운송과정에서 추가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고려한다면 더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전 세계 농업 분야의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가 생산 기준 온실가스 총배출량과 함께 소비 기준 온실가스 총배출량도 동시에 줄여나가야만 합니다. 이는 자국의 생산량만으로 국내 소비가 충당되지 못할 경우, 국내산 소고기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노력과 동시에 탄소발자국이 국내보다 높은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소고기를 국내산으로 대체해야 실질적으로 탄소 중립을 실현할 수가 있는거죠.
이를 위해 해당 연구에서는 세계 주요국과 국내산 소고기의 탄소발자국을 비교해서 우리나라 소고기 자급률 향상과 세계 탄소중립 기여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 겁니다.

 


국가별 소고기 온실가스 배출강도 비교했더니,


연구팀에서는 세계농업식량기구(FAO)의 2017년(최종년도) 국가별 소고기 온실가스 배출강도(Emission Intensity) 데이터를 사용했는데, FAO의 ‘배출강도’는 소 사육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탄소상당량을 소고기 생산량으로 나눈 탄소발자국 지표입니다. 여기서 나온 결과는 다음 그림과 같은데요.


실제 도출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한국의 소고기 탄소발자국은 앞에서 거론했듯 프랑스, 호주 등의 OECD 국가보다 낮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네덜란드, 미국 보다는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난거죠.

한국은 지난 60여년간 도체중량이 164%(연평균 1.8%) 증가했고, 탄소발자국은 83%(연평균 3.1%) 감소했습니다. 소고기 생산성과 탄소발자국 감축을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든 빠른 속도로 향상시킨거죠, 차후 저탄소 형질을 반영한 한우의 육종 기술이 더욱 체계적으로 적용되면 축산분야의 탄소중립 목표에도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겁니다.



한국 소고기 수입량 41%…자급률 늘리면 온실가스 배출 감소


여기서 문제는 한국의 소고기 수입량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2017년 기준 국내 소고기 자급률은 41% 수준입니다. 344천톤의 소고기를 수입하고, 239천톤의 소고기를 국내 생산했습니다. 수입산 소고기의 평균 탄소발자국은 17.9로 국내산 탄소발자국과 비교하여 29% 높습니다.
소비 기준, 국내산과 수입 소고기를 합한 우리나라 소고기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14,089천톤입니다. 수입 소고기를 국내산으로 대체하여 자급률을 10% 증가시키면 345천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고, 우리가 더 노력해서 자급률 100%를 달성한다면 총배출량은 12,050천톤으로, 수입 대체에 따른 세계 온실가스 감축량은 2,039천 톤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탄소중립 관점에서 보면 국내산 소고기의 자급률을 향상시키는 것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소시키는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거죠.

 

이렇게 연구결과까지 나온 이상 우리는 이제 “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한우를 먹는다”, “나는 환경을 위해 국내산 로컬푸드를 먹는다”라는 신토불이, 로컬푸드 소비활동을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할 시점이 와버린 것 같습니다. 오늘은 국내산 저탄소, 친환경 농축산물에 한우를 먹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