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지속가능한 축산업은 사실 ‘선택’ 아닌 ‘생존’의 문제 아닌가요?

오늘날 축산업은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환경’과 ‘동물권’이라는 두 가지 이슈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죠. 가축분뇨의 악취와 수질오염, 소가 내뿜는 온실가스, 케이지 사육으로 인한 동물권 훼손 등…수없이 많은 문제가 산적해있습니다.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축산현장에서는 꾸준히 다양한 연구와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죠. 환경단체에 꾸준히 후원을 하는 등 환경 관련 문제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인 편이라는 이연진 소비자를 만나 축산업이 소비자들을 위해 어떻게 나아갔으면 하는지 들어봤습니다.



환경과 동물권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들었어요. 특별히 관심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 후원을 시작하고 관심갖게 된 계기는 정말 단순했어요.
SNS나 미디어에서 본 녹아버린 빙하 위의 북극곰이라든가 농장의 닭들이 케이지 안에 빼곡하게 들어서 기계처럼 알을 낳는 모습들이 감성적인 측면을 자극했던 것 같아요. 그런 이미지나 스토리만 보면 휴대폰 붙잡고 눈물 흘리고 그랬거든요(웃음).
그러다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매달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죠. 생각해보면 불쌍해서 후원을 시작했다는 말이 맞네요.

 

감성적인 부분이 관심의 동기가 되었다는 말씀이군요. 지금도 같은 생각으로 활동하시나요?

조금 달라요. 계기는 감성적이었을지 몰라도, 환경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부분이 커요.
환경, 동물권과 관련된 봉사나 후원을 하면서 같은 뜻을 가진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요.
어느날 어떤 분께서 환경과 동물을 생각하는 것이 녹아버린 빙하가 안타까워서도 아니며, 도축되는 동물들이 불쌍해서도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분께서 말씀하시길 본인이 이렇게 활동하는 이유는 우리 인류의 생존 문제와 제일 관련이 깊다고 했어요.
솔직히 당시에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가긴 해도 제일 큰 이유로 꼽을 만큼 와닿지는 않았는데요. 뜬금없지만 그분 말씀을 곱씹던 중에 회사에서 배달음식 시켜먹는 사람들 보면서 ‘아 그렇구나!’ 했어요.
당시 코로나19 감염 위기 때문에 배달음식을 거의 매일 시켜먹었는데, 일회용품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저희 회사만 그런 것도 아니고 다른 회사는 물론 전국에서 이처럼 쓰레기량이 급증할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더라고요. 생존을 위해서 배달음식을 시켜먹었지만, 더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가 더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가까운 미래는 대비하지만 먼 미래에 대해서는 큰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에 제일 취약한 것이 환경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축산업이 기후위기 등 환경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처음에는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기후위기를 앞당기는 주범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육식을 하면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비건을 실천해야 한 적도 있어서 비건 제품들을 이용해보기도 했구요.
그런데 골똘히 생각해보면 단순히 육식 행위 자체가 환경을 파괴하고 지구에 위협이 된다면, 사바나 초원에서 가젤을 사냥하는 사자한테도 풀을 먹으라고 강요해야 하잖아요. 또 그렇게 모든 사자들을 설득하더라도 가젤의 개체수가 증가해서 초원을 황폐화시킬테고요.
이런 문제점 때문에, 저는 생태계 순환의 관점에서 축산업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축산업이 문제가 아니라 상품 찍어내듯이 축산물을 생산하는 공장식 축산이 문제의 본질인거죠.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생태계 순환의 관점에서 걸맞는 축산물이란 어떤게 있었나요?

국내 상황에서는 유기축산물 인증을 받거나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곳에서 생산된 축산물이 그에 걸맞다고 볼 수 있겠네요.
동물복지축산물의 경우는 사실 원래부터 알고 있어서 계란이나 우유를 소비했지만, 유기축산물의 경우는 처음에 솔직히 생소했어요. 유기농이라는 단어야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들어봐서 알고 있지만, 축산물도 유기농이 있다고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나중에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이 인증이 이루어지는지 찾아보고 굉장히 반가웠어요. 그렇지만 동시에 아쉬운 마음도 너무 컸어요.


반가우면서도 아쉬우셨다니, 왜 그런 생각이 드셨죠?

우선 고를 수 있는 제품이 너무 적어요.
그나마 기사들을 통해 매년 인증 농장들이 늘고 있다고하는데, 실제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변화가 없어요. 그 증가세가 너무 미미해서 모든 축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유기농으로 고를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싶어요. 앞으로는 인증 제품도 더 늘어나고, 농장 홍보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소비자들이 유기농이라는 프리미엄 외에도, 제품들의 다양한 조건들을 따지고 고를 수 있어야 이상적인 것이잖아요? 같은 유기농 우유더라도 어떤 우유는 조금 더 부드럽고, 어떤 우유는 담백하고, 어떤 우유는 유당불내증에 좋거나 하는 것처럼요. 앞으로는 같은 유기농이더라도 다양한 축산제품이 소개되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Unsplash  


끝으로 독자분들을 위해 해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제가 마치 환경 전문가가 된 것처럼 말했는데요(웃음).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과 마찬가지로 환경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의 소비자임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매거진 더_이음’ 독자분들에게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지닌 축산물을 소비하는 것이 환경, 그리고 우리의 생존과 얼마나 관련된 것인지 고민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상대적으로 일반축산물에 비해 가격이 비싸서 사먹기 힘들다는 분들도 많이 있죠. 하지만 지금보다 적지만 알차게 제대로 사먹으면 경제적인 부분도 해결될 문제 아닐까요? 의식해보면 생각보다 우리가 음식물 쓰레기로 낭비하는 식품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리고 항상 지구와 동물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과소비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만큼만 구매하면 그것이 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